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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국격 대변"이라더니..김혜경 멈춰세운 '소고기 법카'

김준영 입력 2022. 02. 03. 16:11 수정 2022. 02. 0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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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여당발 배우자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과거 경기도청 직원의 사적 의전을 받고,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연거푸 터져서다. 그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겨냥,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한준호 이재명 후보 수행실장)며 김혜경씨의 비교 우위를 자신해오던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송구하다”…김혜경은 일정 중단


이 후보는 3일 부인 김씨의 의전 논란과 관련,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달 28일 전직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모씨가 부하 직원 A씨에게 김씨의 약 대리 처방ㆍ수령, 음식배달 등을 지시했다는 SBS 보도가 나온 지 엿새만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 부부

다만 사적 심부름은 “직원의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전날 배씨가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본인의 과잉 충성을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 후보는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했다. 전날 KBS는 김씨가 지난해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소고기ㆍ초밥 등을 구매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혜경 씨가 지난달 26일 경남 사천 한 비닐하우스농장에서 이주여성과 함께 공심채를 수확하는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그간 전국을 순회하며 종횡무진 내조를 해오던 김혜경씨는 2일 “모든 것은 저의 불찰”이란 입장을 밝힌 후 당분간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김씨 측 관계자는 “3일 광주를 시작으로 2박 3일간 호남 일정이 예정돼있었는데, 모두 연기했다”며 “당분간 행보를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대위, 배씨 질병까지 공개하며 방어…내부에선 “힘들어질 것”


여권 차원에서도 종일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의료법 위반으로도 번질 수 있는 약 대리 구매와 관련한 해명에 힘을 썼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배씨는 A씨에게 “사모님(김씨) 약을 알아봐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A씨는 잠시 후 도청 부속 의원에서 또 다른 비서 명의로 발급받은 처방전 사진을 답장으로 보냈다. A씨는 SBS에 “구매한 약은 (경기 성남) 수내동 집(이 후보 부부 자택) 문에 걸어놓고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배씨의 질병명까지 공개하며 약 복용자는 김씨가 아닌 배씨라는 해명을 냈다. “배씨는 과거 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었다”며 “생리불순ㆍ우울증 등 폐경증세를 보여 결국 임신을 포기하고 치료를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는 내용이다. 전날 배씨가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했다”고 한 것과 같은 주장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의전 논란과 관련, “그것(사적 심부름)이 완전히 직위를 이용한 일종의 갑질 형태라면 굉장히 비난을 받고 결국 선거에도 결정적으로 안 좋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지금은 그런 내용도 없이 (야당이) 흠집 내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느냐. 이 모든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며 한 말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곤란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 고위관계자는 “다른 논란과 달리 소고기ㆍ초밥 등을 법인카드로 구매한 건, 국민들에게 인화성이 큰 민감한 문제”라며 “이 이슈가 며칠 더 이어지면, 정말 힘들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근 의원도 “법인카드 의혹은 일반 국민이 보기에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며 “이 후보가 직접 사과한 계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파급력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제보센터 출범식 겸 기자회견에서 황운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ㆍ정의당ㆍ국민의당 총공세…“후보직 사퇴하라”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 등 의혹으로 여당의 파상 공세를 받아온 국민의힘은 김혜경씨 의혹을 계기로 전방위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과거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가 공금횡령 등 5대 비위행위로 한 번이라도 적발된 공무원을 퇴출하기로 했다는 2014년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공보단 차원에선 종일 “김씨는 당장 대국민 사과에 직접 나서고 감사가 아닌 수사에 응하라”(이양수 수석대변인), “카드를 맡긴 자가 범인”(김병민 대변인), “이 후보 부부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일 일어날지 상상만 해도 끔찍”(김재현 상근부대변인)등 비판 논평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이 후보 부부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선대위 차원에선 ‘김혜경 황제 갑질 진상규명센터’(총괄 장예찬 청년본부장)를 출범시켰다.

정의당에서도 “이번 사안은 단순히 정치적 사과나 셀프감사로 끝날 일이 아니다”(이동영 수석대변인)라며 수사를 촉구하는 비판 논평이 나왔다. 국민의당 신나리 부대변인은 “이 후보는 미련 없이 후보직을 내려놓고 사퇴하길 촉구한다”는 논평을 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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