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악력 돋보였다"..대선 후보 첫 TV 토론, 전문가 평가는?

김문관 기자 입력 2022. 2. 4. 11:48 수정 2022. 2. 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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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 방' 없었지만
야권서 우려했던 '1대 3 구도'는 없어
전문가들 "윤석열 장악력..이재명은 긴장"
"추가 토론 더 지켜봐야 판세 영향 가늠할 것"

“동문서답 이재명, 대장동 허위답변 일관.” (국민의힘)

“무능한 윤석열, 네거티브에 혈안.” (더불어민주당)

지난 3일 오후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대선 후보 첫 4자 공중파 토론회 후 여야는 각각 아전인수격 평가를 내렸다. ‘배우자 리스크’ 등 네거티브 난타전보다는 정책 토론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대세다. 전문가들은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토론 전 국민의힘 측에서 우려하던 ‘윤석열 대 나머지 세 후보 전선’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토론을 자신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포커페이스’가 깨지는 모습이 연출(국민의당 논평)된 반면, 윤 후보가 장악력을 보였다고 평했다. 남은 토론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오히려 윤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네거티브 자제한 토론 속 대장동 공세

이날 토론회는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지적으로 시작됐다. 윤 후보는 물론 심 후보 안 후보의 이 후보를 향한 공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단일화 이슈에 주목하는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 ‘캐미’를 주목하기도 했다. 물론 여야의 입장은 상반됐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후보 검증은 흠집잡기가 아니라 더 많은 정책 토론에 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민께선 첫 ‘4자 토론’에서 코로나 위기에서 국민의 피폐해진 삶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네 후보가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지만 국민께서 궁금해 하시는 민생 문제는 충분히 다루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남을 깎아내리고 헐뜯기 위해 자신의 비전과 정견을 알릴 시간을 허비하는 야당 후보의 모습은 무척 안타깝다. 대선 후보 윤석열은 안보이고 검사 윤석열만 보였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동문서답 끝판왕 이재명, 차라리 무능한 성남시장이었다고 인정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그는 “이 후보는 동문서답 끝판왕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장동 이슈가 나오면 질문자가 누구이던 간에 말을 돌리기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할 때 대장동 도시개발로 김만배 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해 시행수익과 배당금으로 6400억원을 챙겼고, 이재명 후보 스스로 설계자라고 밝혔던 발언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우리 국민 민생경제가 정말 어렵다면서 동문서답을 했다”라며 “이런 얘기를 다시 하면서 시간낭비를 하기보다는 가능하면 우리 국민 민생경제 얘기를 많이 하면 어떻겠냐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고 했다.

특히 외교 안보 관련 분야에서는 각 후보가 각기 다른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기도 했다. 사회자가 취임 후 정삼회담 추진 순서를 묻자 이 후보는 “상황에 맞춰”라고 했고, 윤 후보는 “미-일-중-북 순”이라고 했다. 또한 부동산 정책의 경우 이 후보는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강조한 반면, 윤 후보는 “대출규제 완화와 임대차3법 개정”을 제시했다.

◇이재명 전문성 보였지만, 윤석열 장악력 주목

전문가들은 이 후보가 예상과 달리 경직된 모습을 보인 반면, 윤 후보는 경선 때에 비해 준비가 된 모습을 보였다고 대체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윤 후보는 ‘RE100′, 청약 제도 관련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준비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 다만 방송 MC를 20년 넘게 했는데 방송은 장악력이 중요하다”며 “전날 토론회는 윤 후보의 장악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이 후보는 이유는 모르지만,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며 “그런 측면에서 윤 후보의 결과가 더 괜찮았다고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도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말주변이 있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앞서 국민의힘 경선 토론에 비해서는 많이 준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택 청약 통장 만점이 ‘40점’이라고 답한 것 외에는 큰 실수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애초) 기대보다 잘했다”며 “다만 이 후보에 대한 대장동 추궁에서 검사의 얼굴이 언뜻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상기된 얼굴이 드러났다”며 “(그가) 수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판에 RE100, 유럽연합(EU) 그린텍소노미(Green Taxonomy)를 언급하며 윤 후보를 무지의 코너로 몰려고 했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고 했다.

한편, 오는 3월 9일 대선까지 별도 TV토론이 추가로 잡힐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법정 토론회는 이제 세 차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첫 다자 토론회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바탕으로 상대 공략을 위한 여야 후보들의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첫 토론이 판세에 결정적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대세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번 토론이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 지지층의 결속력을 높이는 효과는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TV토론은 사실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며 “과거 17대 대선 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가장 잘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실제 지지율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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