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하루 10만명 확진" 독감처럼 관리 검토

어환희 2022. 2. 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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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숫자가 한 달 이내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와중에 정부는 조만간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치인 2만7443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선 후 일주일 새 3배가량 급증했다. 4일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도 2만6273명으로, 최다치를 기록한 전날보다 3928명이 늘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설 연휴 기간 검사량이 30~40만 건으로 평소 60~70만 건보다 적었지만, 확진자 수는 줄지 않았다. 검사 양성률이 약 10%로 일주일 전 대비 두배가 됐기 때문이다. 10명이 검사를 하면 1명은 양성 판정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위중증·치명률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한 경우,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여건이 되면’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재추진을 검토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을 찍기도 전인데 정부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정부는 이번 유행의 정점을 3만 명 선으로 전망했지만, 보름도 안 돼 엇나가고 말았다.

‘10만 확진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3월 초엔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17만 명까지도 올라가는 모델링(예측모형)도 있다”며 “확진자 10만~15만 명이 매일 나오는 상황이 한두 달 지속하면 거의 (누적) 600만 명 정도가 감염되면서 유행의 진폭이 서서히 줄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확진자 정점을 최소한 10만 명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정도의 확진자는 길게는 두 달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집계된 확진자 수는 실제 감염자의 극소수에 불과할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체계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아직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되지 않았고 심각한 상황인데,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희망 고문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지금은 신속항원검사의 위양성률(가짜 양성 비율)보다 위음성률(가짜 음성 비율)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감염자가 음성으로 착각하고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고,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중증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유증상자나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선 PCR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료 체계는) 환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준비가 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뒤쫓아 가기도 급급한 상황”이라며 의료 대응 속도를 지적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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