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강정마을서 "盧 결단"이라며 울먹?.."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했다"

"盧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이라며 말 잇지 못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생각"
"盧 전 대통령, 원칙 있는 국정 운영 하신 분"
盧 전 대통령, 당시 시민단체·종교계 반대에도 "해군기지 유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선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 ‘제주 해군 기지는 국가의 필수 요소다. 무장과 평화가 함께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면서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자주국방과 평화의 서막을 연 것이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이라고 말하며 잠시 말을 잊지 못하더니, “가슴에 새긴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고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해군 기지 앞 ‘강정 해오름 노을길’에서 이러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성명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다 발언을 멈췄는데 어떤 배경에서 그랬냐’는 물음에 “노 전 대통령께서는 순수한 열정, 원칙 있는 국정 운영을 해오신 분”이라면서 “본인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에서 극구 반대하는 것을 국익이라는 한 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마을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제주 해군기지 건설 결정이 내려지면서 주민 간 갈등이 격화했다. 당시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제주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하고 강정마을을 최우선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일부 마을 주민들이 ‘유치 신청을 결정했던 총회가 무효’라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 대통령의 제주 방문을 전후로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이 해군기지 건설 결정 철회를 요구했지만, 노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군기지 유치의 결단을 내려준 제주 특별자치도 도민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성명문에서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지난 십수년간 지역주민께서 고통을 겪으셨다”면서 “그분들께 먼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곳을 정쟁이 아닌 통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저와 우리 국민 모두가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적 관광 허브로 만들어 강정마을과 제주도민들께 보답하겠다. 제주 해양 관광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대한민국의 국민통합은 이제부터, 여기 강정마을부터가 시작이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은 강력한 자주국방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강정마을 방문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대통령이라면 진영논리나 인기 영합적 시각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국가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국익에는 좌우가 없다”면서 “스스로 평화를 지킬 능력이 없으면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당한 외교에 임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