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없는데.. 국힘 "손석희 편향적" 비토, '8일 TV토론' 무산

유재광 기자 2022. 2. 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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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토론 주관 기자협회·JTBC 편향적.. 윤석열, 토론 피할 의사 전혀 없어"
여야 3당 "말도 안 되는 억지와 생트집, 갖은 꼼수.. 윤석열, 아직도 토론 두렵나"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협회 주관으로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대선 후보 2차 TV론이 돌연 무산됐다. 

국민의힘 측에서 토론 생중계를 맡은 JTBC 손석희 사장의 편향성 등을 문제 삼으며 기존 합의에 사실상 '비토'를 놓은 게 원인이 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정치적 편향성과 공정성을 강하게 문제 삼은 손 사장은 지난해 11월 해외 순회특파원으로 출국해 현재 한국에 없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은 5일 오후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협회 사무실에서 4자 TV토론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을 포함해 4당은 원칙적으로 4자 TV토론에 합의하고 토론 주제와 방식 등 토론의 세부 룰을 정하기 위한 실무협의였다.  

이 자리에서 애초 토론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은 돌연 토론 주최 측인 기자협회와 생중계를 맡은 JTBC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룰 변경'을 요구했다.  

앞서 여야 4당이 합의한 TV 토론회는 기자협회 결정에 따라 JTBC가 사회권을 가지고 독점 생중계를 하는 방안으로 추진됐다. 

토론회 일정 또한 사전에 8일로 통보하고 4당 모두로부터 참가 의사를 확정받은 상황이었다고 기자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런데 세부 룰 협상에 나온 국민의힘 쪽에서 계속 다른 요구를 했고, 요구 사항이 수용되면 또 다른 조건이나 요구를 내거는 식으로 결국 토론회를 무산시켰다는 게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3당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각 당 실무협상단과 기자협회, JTBC 측이 참여한 전날 TV토론 룰 협상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기자협회와 JTBC, 특히 손석희 사장의 공정성과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채널A·JTBC·MBN·TV조선 종편 4사의 공동중계를 요구했다. 

이에 다른 3당은 채널A·MBN·TV조선 종편 3사가 JTBC 영상을 받아 수중계하는 형식으로 종편 4사 공동중계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측에선 계속 기자협회와 JTBC, 손 사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윤석열 후보의 건강 문제까지 언급하며 날짜 변경까지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기자협회는 특정 정당과 관계가 있는 것 같아 믿지 못한다. JTBC는 손석희가 사장인 회사니까 편향적이다"라는 직설적인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3당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기자협회와 JTBC 편향성 문제 지적은 사회자와 토론 주제 선정 등 세부 룰 문제로 흘렀다가 종국적으론 날짜 재조정 요구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이 돌연 기자협회와 JTBC 편향성을 지적하며 사회자 선정까지 문제 삼았고, 종편 4사 동시 방송 등 모든 것이 수용되는 분위기로 흐르자 당황하면서 갑자기 윤 후보 건강 문제를 거론하며 8일은 안 된다는 식으로 나왔다"는 게 참가자의 전언이다. 

또 다른 참가자는 "정확히 뭘 반대하는지, 뭘 요구하는지 사유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러웠다"며 "큰 틀에서 기자협회와 JTBC가 주최하는 판을 깨고 종편 4사 공동 주최로 다시 날을 잡아보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TV토론협상단 명의 입장문을 내고 "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특정 방송사가 주관해 진행하는 이번 4인 후보 초청 합동토론회는 토론의 기본전제가 되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 참석을 피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강조하며 "기자협회와 JTBC가 일방적으로 포맷을 정하면서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아서 따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에 참여한 국민의힘 또 다른 관계자도 연합뉴스에 "윤 후보가 감기 기운이 있는데 주말 지방 일정까지 바쁜 상황이어서 하루 이틀 날짜 조정 이야기를 꺼낸 것은 맞지만, 변경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렬의 핵심 사유는 공정성 담보를 위한 종편 4사 공동주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라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최종 무산은 아니고 종편 4사 합동토론으로 형식을 갖추고 이에 따라 일정을 재조정한다면 기자협회 주관까지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거론된 '공동중계' 조정안 역시 JTBC가 주최하고 나머지 종편 3사가 수중계 하는 형태로, 자신들이 요구한 '공동주최'와는 차이가 있다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3당은 협상 결렬 뒤 일제히 결렬의 책임과 원인을 국민의힘 행태 때문으로 지목하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느닷없이 주최 측은 빠지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토론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고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후보는 아직도 토론이 두렵냐"며 "갖은 꼼수로 회피하겠다는 꿈은 꾸지 말고 즉각 토론에 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이동용 수석대변인 브리핑에서 "윤 후보의 말도 안 되는 억지와 생트집이 파국을 만들었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토론을 하기 싫거나 두려운 것인지, 주최 형식이 문제인지, 아니면 날짜가 문제인지 솔직하게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윤석열 후보를 압박했다. 

국민의당은 논평에서 "룰 미팅에서 국민의당은 다른 당의 제안에 어떤 반대도 한 바 없으며, 원만한 토론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중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3당 후보를 놓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안과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2사를 포함한 6개 방송사가 공동주최하는 토론회 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강하게 문제 삼은 손석희 JTBC 사장은 '해외 순회 특파원' 보임을 받고 지난해 11월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 한국에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중앙그룹은 지난해 9월 손 사장의 순회특파원 발령 소식을 전하며 "일반 특파원들처럼 단순 뉴스 전달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인류를 둘러싼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 사장은 출국을 사흘 앞둔 지난해 11월 18일 친정인 MBC를 찾아 자신이 10년 넘게 진행을 맡고 키웠던 지금은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진행하는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마지막 방송을 여의도에서 했었는데, 여기 이렇게 (상암동) 스튜디오에 김종배 씨와 앉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느낌도 든다"는 소회를 전했다. 

자신이 JTBC 뉴스룸 앵커로 있는 동안 전했던 세월호 관련 보도 등에 대한 단상과 함께 사흘 뒤 출국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손 사장은 "제가 아까 비현실적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런 느낌이 든다"고 출국을 앞둔 심경을 밝혔다.  

손 사장은 이어 "이렇게 나오게 돼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늘 건강하시고 코로나 조심하시고 나중에 혹시 또 불러주실 기회가 있으면 그때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국의 청취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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