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성적표의 진실은? [이봉렬 in 싱가포르]
[이봉렬 기자]
- 5년만에 국가청렴도 19위 상승, 역대 최고 (YTN)
- 文정부 마지막 부패인식지수 32위 '찔끔 상승' (한국일보)
지난 1월 25일, 국제투명성기구(TI : 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한 2021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보고서와 관련된 두 언론의 기사 제목입니다. YTN의 기사 제목을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가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한국일보>의 기사 제목을 보면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가 과연 어느 수준이고 이게 과연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궁금해서 보고서 원본을 찾아봤습니다. 보고서는 모두 22페이지로 되어 있지만 표지와 인덱스 등을 제외하고 본문만 보면 13페이지에 도표가 많아서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세계 180개국의 부패인식지수. 한국은 62점으로 32위를 차지했습니다. |
ⓒ 국제투명성기구 보고서 |
아시아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나라는 85점을 받은 싱가포르입니다. 세계 순위도 1위와 3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 4위입니다. 아시아만 한정해서 본다면 홍콩이 76점으로 2위, 일본이 73점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선진화된 경제, 효율적인 관료제도, 강력한 법치"로 아시아에서 가장 부패가 적은 나라가 되었다는 게 국제투명성기구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 인권에 대해서는 여전히 크게 뒤처져 있어 반부패의 성공 여부는 집권 엘리트의 정치적 의지와 직결돼 쉽게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기록했습니다. 물론 싱가포르 언론은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부패가 적은 나라라는 사실만 따서 보도를 했습니다.
▲ 지난 10년 동안 부패인식지수가 높아진 나라는 25개국에 불과합니다. |
ⓒ 국제투명성기구 보고서 |
▲ 한국은 지난 5년간 8점이 상승하여 부패척결 관련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
ⓒ 국제투명성기구 |
한국투명성기구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국가위험지수 등 정치 부문의 청렴도가 개선됐다는 점과 국가경쟁력지수 등 경제활동 관련 지표에서 개선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 역대 정권별로 부패인식지수 순위 변화를 도표로 만들었습니다. 정권별 변화가 확연합니다. |
ⓒ 이봉렬 |
살펴본 김에 역대 정권별로 부패인식지수의 변화도 함께 보겠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취임 첫 해 50위로 시작해 마지막 해에는 43위로 개선되었습니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는 40위에서 시작해 45위로 나빠졌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46위에서 52위로 더 나빠졌고, 문재인 정부는 51위로 시작하여 이번에 32위로 개선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부패 정도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을까요? 사실 이번 국제투명성기구가 이번 2021년 보고서에서 핵심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인권과 부패의 상관관계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마친 뒤 신임 주한대사들과 접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 청와대 제공 |
대다수의 언론들은 이번 보고서에서 국가별 순위와 점수의 변화에만 관심을 갖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는 것이 곧 부패를 막는 일"이라는 게 2021년 국제투명성기구 보고서의 핵심입니다.
차기 정부 대통령을 정하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한국의 부패인식지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킬 수 있는 정부, 그래서 우리의 국가 청렴도가 보다 더 개선될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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