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장모, 각종 의혹 제기한 동업자들에 "이 XX들 그냥 안 놔둬"

이원석 기자 2022. 2. 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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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의혹 제기했던 동업자들 향한 최은순씨의 분노
2016~20년 윤 후보 장모 최씨와 지인 A씨 간 대화·통화 녹취 입수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장모 최은순씨 ⓒ시사저널 임준선

부동산 개발 등 각종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최은순씨(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와 관련된 의혹들은 주로 예전 동업자들로부터 나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당초 최씨를 믿고 동업을 했으나 결국엔 속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약 19년 전 최씨와 약정을 하고 스포츠센터 건물 채권을 함께 매입했으나 수익을 최씨가 모두 가져갔다고 주장해 온 정아무개씨, 추모공원사업을 벌이던 중 최씨를 믿고 주식을 맡겼으나 다른 이에게 처분해버렸다고 주장해 온 노아무개씨, 경기 성남 도천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최씨가 본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해 구속됐고, 토지도 다 빼앗겼다고 주장해 온 안아무개씨 등이 대표적이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장모 최씨와 지인 A씨와의 대화·통화 녹취에도 이들과 관련한 내용이 많았다. 주로 최씨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이들을 비판하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2020년 2월경 A씨와의 통화 녹취에서 최씨는 이들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했다.

최씨 : 지금은 지네(동업자들)가 저 코 큰 소리를 하고 한다 그러지만 솔직히 윤(석열) (검찰)총장 뭐 앞으로 1년 몇 개월 밖에 더 남았어? 1년 몇 개월 딱 되는 그 순간부터 이것들은 뭐 내가 가만있나? 바로 고소하지. 지금은 내가 그냥 안 하고 있지. 일부러.

A씨 : 그러니까.

최씨 : 절대로 윤 총장 그거(총장) 할 때는 (고소)하지 말라고 하도 그래서 내가 안 하고 있는 거야. 저것들.

A씨 : 그랬어. 회장님.

최씨 : 딱 (윤 총장) 임기가 끝나자마자 내가 바로 해서 XX들, 얘네들 저기 그 뭐야 이거(의혹 제기) 했기 때문에 이 뭐야 이런 거 했기 때문에 얘네들은 바로 형무소 가.

최씨는 이후로도 같은 녹취에서 재차 같은 의지를 밝혔다.

"어쨌든 뭐 이제 (윤 총장 임기가) 남았어야 1년 몇 개월 남았어? 1년 몇 개월 동안만 실컷 주둥아리질을 하고 살라 그래. 팔자 편하게. 내가 절대 어떤 경우도 난 이 XX들 그냥 안 놔둬. 어떤 경우도 그냥 안 놔둬. 두고 보라니까?"

조국 부부도 언급 "살인자가 따로 없어"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수사는 지금의 보수진영 대선후보 윤석열을 탄생시킨 결정적 계기로 꼽힌다. 최씨는 약 5개월 앞서 있던 대화에서 조 전 장관과 자신의 사위 윤석열 후보에 대해 언급하기도 한다. 2019년 9월 대화로 당시는 윤석열 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한창 조 전 장관과 그 배우자 정경심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한 때다.

해당 대화는 도천동 개발 사업 과정의 잔고 위조 의혹 등에 대해 최씨가 억울함을 표한 뒤 나온다. A씨가 개발 사업 동업자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런 사람들과 엮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뒤다. 다만 지난해 12월 최씨는 해당 의혹 관련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최씨 : 근데 이런 사람들은 우리 보통 사람하고는 달라. 내가 가만히 보면 이번에 조국의 부인이 세상에… 조국 때문에 세상에 (야당 정치인들이) 머리를 삭발을 하고, 국가가 다 뒤집히게 생겼는데 아니 그 아까 TV 보니까 딸 생일이 어제였대. 근데 밥도 같이 못 먹어서 피눈물이 난다나? 아유 저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를 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니까.

A씨 : 사위(윤석열 총장)가 잘하잖아요.

최씨 : 잘하는 거는 아니지만 뭐 자기 선, 자기 그냥 법대로 그냥 하는 거야. 뭐 특별히 잘하고 못하는 것도 없고. 아니 어떻게 양심이 있지. 지금 대한민국이 그냥 이런 판에 어떻게 그래 자기 딸 식사같이 못한 거만 그렇게 애달파? 아유 무서워. 아니 살인자가 따로 없어. 살인자 아니야? 그런 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그의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윤석열은 2010년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 소개"

녹취엔 윤석열 대선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최은순씨 딸)의 결혼 관련 이야기도 등장했다. 지난 2018년 4월경 A씨와의 통화 녹취다.

"윤석열이는 2010년 9월인가 10월달에 조남욱 회장, 라마다르네상스 조남욱 회장님으로부터 소개를 받은 사람이야."

최씨는 김씨에게 윤 후보를 소개해 준 게 조남욱 회장이라고 말한다. 조 회장은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을 운영하던 옛 삼부토건의 회장이다.

최씨의 해당 설명이 주목되는 건 윤 후보를 둘러싼 삼부토건과의 유착 의혹 때문이다.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약 15년간 조남욱 회장의 골프·식사 접대, 선물 명단에 윤 후보 이름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CBS노컷뉴스는 윤 후보가 주임검사로 담당했던 '파주 운정지구 불법 택지불하 사건' 관련 삼부토건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윤 후보 측은 의혹들에 대해 "최근 10년간 조 회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통상적인 관계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윤 후보 부부를 소개해줬다는 최씨의 발언은 윤 후보와 조 회장의 사이가 꽤나 깊었음을 나타내는 방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는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른바 '7시간 녹취록'에서 "조 회장님과는 가족 같은 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김건희씨는 7시간 녹취 등에서 무정 스님이라 불리는 한 도사가 윤 후보를 소개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부토건 과거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무정이라는 무속인은 조 회장과 항상 붙어 다니면서 여러 조언을 해줬던 인물로 결국 무정이 두 사람을 이어줬다는 말은 조 회장이 이어줬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녹취 속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최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전화를 받은 최씨는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후 문자 등으로 답변을 요구했으나 해명이나 답변은 없었다.

[편집자 주]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괴롭히는 여러 악재 중 이른바 '본부장 리스크'가 거론된다. 본인과 부인 그리고 장모와 관계된 리스크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중에서도 각종 사기 사건에 연루된 장모 최은순씨는 사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윤 후보 진영에서는 대선 전에 추가 돌출 악재가 발생할까 가장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사저널은 최씨가 자신의 동업자이자 측근으로 비교적 근래까지 가깝게 왕래해온 A씨와 2016년부터 2020년 사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통화한 녹취 다수를 입수했다. 사업관계를 이유로 A씨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 간 대화에는 최씨와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한 최씨의 속내 및 상황 설명, 추가적인 의혹 지점 등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사업관계로 엮인 A씨는 200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최씨와 매우 가깝게 지냈던 인물이기는 하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도 있다. 아울러 최씨의 동업자 등 주변 지인들은 최씨가 가까운 이들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진 않는다고 증언한다. 시사저널은 입수한 녹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두 당사자는 물론 녹취에 등장하는 인물과도 연락했다. A씨는 시사저널의 확인 취재에는 응했지만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꺼렸다. 최씨는 시사저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이렇듯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도 시사저널은 최씨와 A씨 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만한 부분들과 사적인 대화들은 배제하고, 핵심 의혹 관련 중 비교적 객관적인 정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녹취 내용의 일부만을 대선후보 가족 검증 차원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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