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2월 8일, 11일 일본역술달력에 나와.. 이토 히로부미도 의존"

유재광 기자 2022. 2. 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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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TV토론 거부한 2월 8일은 우인(友引).. 토론 적합하지 않은 날"
"11일은 대안(大安), 운세 따라 무엇을 해도 성공적.. '다카시마역단'에 뿌리"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연합뉴스

일본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2차 TV토론 날짜가, 국민의힘이 기존 합의했던 2월 8일을 사실상 무산시킨 뒤 2월 11일로 변경된 것과 관련해, '다케시마역단'이라는 길흉화복을 점치는 일본 역술 달력과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TV토론 날짜가 진통과 논란 끝에 변경된 것과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윤 후보 측'의 '무속인 관여' 의혹과 논란을 언급하며 "정권 중심에 무속인이 자리 잡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7일 이재명 후보 앱 '이재명 플러스'에 '무속으로 토론 날짜를 결정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2월 8일로 예정되었던 제2차 4자 토론회가 국민의힘의 일방적 요구로 11일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 연휴를 즈음해 애초 합의했던 양자토론이 무산되고 1차 4자 TV토론을 두고도 홍역을 겪은 일을 언급하며 호사카 교수는 "국민의힘은 날짜만 관철된다면 그 정도 비난은 감수하겠다는 태도여서 매우 의아했다"는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발언을 전하며 '의문'을 나타냈다.

이어 '8일 TV토론'이 무산된데 대해서도 호사카 교수는 "한국기자협회 초청 4자토론 실무 협의에서도 윤 후보의 건강 등을 이유로 들어 이미 확정된 8일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4자 토론 무산의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더라도 무조건 8일은 안 된다는 생떼를 또 부린 것이다"는 조 대변인의 발언을 이어 전하며 거듭 의문부호를 찍었다. 

호사카 교수는 그러면서 "그런데 국민의힘은 '11일에는 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며 "토론 날짜를 정하는데 국민의힘 안에서도 혼란이 있는 듯하다"고 평했다.

이어 "한번 정한 날짜를 윤석열 후보가 직접 나서서 바꾸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여기서 나오는 소문이 바로 '무속인'의 관여다"고 호사카 교수는 적었다.

호사카 교수는 "무속인들은 날짜와 방향을 고집한다. 날짜나 방향에 길흉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결혼식은 대안(大安) 날에 해야 한다든가, 장례식은 우인(友引) 날에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등, 일본에서 흔히 날과 방향의 길흉을 알아보고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고 소개했다.

'우인'(友引)과 '대안'(大安)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를 언급한 호소카 교수는 "윤 후보 측이 2차 4자토론이 정해진 후, 건강상의 이유로 거부한 날짜인 2월 8일은 의아하게도 '우인(友引)' 날이다"며 "우인 날에 장례식을 하면 가까운 사람이 사망한다고 흔히들 말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우인 날은 '무승부가 된다'고 하는 날이기 때문에 승부를 걸어도 의미가 없다고 한다"며 "그러므로 무속을 믿는 사람에게는 토론 날짜로 '우인(友引)'은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에 반해 윤 후보 측이 2차 4자 토론을 제안해 온 날 2월11일은 대안(大安)이다"며 "대안 날에는 무엇을 해도 성공적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이 날짜에 자신의 생년월일, 움직일 방향 등 여러 요소들을 모두 고려하면 정밀한 자신의 운세를 볼 수 있다고 한다"고 적었다.

호사카 교수는 "윤 후보 측 무속의 소문이 사실인지, 그리고 사실일 경우 윤 후보 측 무속 논리에 위와 같은 요소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라면서도 "윤 후보가 날짜와 방향에 유달리 고집을 부릴수록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일본 도쿄대를 나와 고려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호사카 교수는 그러면서 일본의 사례로 '다카시마 가에몬'(高島嘉右衛門, 1832~1914)이라는 인물을 언급했다. 

"일본에서 그런 무속적 사상을 완성시킨 사람이 다카시마 가에몬(高島嘉右衛門, 1832~1914)이다"며 "다카시마는 한국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와 매우 친한 사이로, 이토의 행동의 길흉을 모두 점해 준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다카시마는 이토의 행동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할 때 그 길흉만을 알려주었다고 한다"는 것이 호사카 교수의 말이다. 

"예를 들어 을사늑약을 한국에 강요한 날짜가 11월 17일이면, 그 날짜와 장소의 방향은 길이냐 흉이냐 등을 점해 준 것이다"며 "이토는 다카시마가 알려준 길흉과 주의할 사항에 맞춰서 움직였다고 전해진다"고 호사카 교수는 적었다.

"이토라는 초대 한국통감의 행동의 성공 여부는 모두 점쟁이가 미리 알려준 셈이다"며 "안중근 의사에게 이토가 사살되었을 때 다카시마의 말을 이토가 듣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호사카 교수는 거듭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가 '점쟁이'에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어 "당시의 일본은 이토 히로부미뿐만이 아니라 많은 국가지도자들이 다카시마의 점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이것이 현재 일본으로 전해진 다카시마역단(高島易?)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카시마역단에서 제작하는 달력에는 매일의 길흉이 기재되어 있다"며 "2월 8일은 우인이고, 2월 11일은 대안이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이 사실상 2차 TV토론을 무산시킨 2월 8일은 이토 히로부미에 길흉화복을 조언해 줬던 무속인 다카시마 가에몬에 뿌리를 둔 '다카시마역단'의 길흉 표시와 일치한다는 것이 호사카 교수의 지적이다. 

호사카 교수는 "중국의 오경 중 하나인 '역경(易經)'을 현대화한 것이 다카시마역단인데 종주국 중국에서는 청나라가 역경에 의해 국가의 주요정책을 결정하고 있었다"며 "그 결과는 청나라의 멸망이었다"고 지적했다. 

"일제도 많은 정치적 지도자들이 무속의 힘을 빌렸다"며 "그 결과 일제는 침략국가가 되었고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했으며, 전범국가로서의 낙인을 받았다"고 호사카 교수는 강조했다.

호사카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이나 일본에서 대성한 무속적인 점술로 정치 일정이나 정치적 행동을 정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일주일 중 며칠은 활동 자체가 없거나, 반대로 며칠은 미친듯이 활동하는 대단히 비합리적인 정권이 운영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권에 중심에는 무속인이 자리 잡고 청나라나 메이지 일본처럼 움직일 것이다"며 "21세기 글로벌 코리아에서 그런 정권을 참을 수 있겠는가?"라고 호사카 교수는 반문했다.

한편 진통 끝에 무산됐던 '8일 TV토론'은 11일 여는 것으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4당이 합의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전날 "11일 종합편성채널 4개사(MBN·JTBC·채널A·TV조선)와 보도전문채널(연합뉴스TV·YTN) 2개사 등 6개 방송사 공동 주관으로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를 주최한다"고 밝혔다.

토론 시간은 11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이고, 종편 4개사와 보도전문채널 2개사를 통해 동시 생중계된다.

사회자는 한국기자협회와 종편과 보도전문채널 6개사가 협의를 통해 추천하고, 4당 측에서 합의한 인물로 확정한다.

4당 TV토론 실무협상단은 이같은 합의를 바탕으로 8일 기자협회에서 11일 토론 주제와 형식 등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는 '룰 미팅'을 진행한다.

앞서 4당은 기자협회가 주최하고 JTBC가 단독생중계 하는 2차 TV토론을 8일 열기로 합의하고 5일 룰 미팅 실무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돌연 기자협회와 JTBC의 편향성을 문제 삼은데 이어 윤석열 후보의 건강 문제까지 거론하며 날짜 변경을 요구해 '8일 TV토론'은 결국 무산됐다.

이후 다른 3당이 국민의힘의 날짜 변경 요구를 수용하며 두 번째 대선 후보 4자 TV토론은 2월 11일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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