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45.9만원 vs 대출이자 119.5만원..'전세 시대' 끝났다

권화순 기자, 이소은 기자 2022. 2. 9.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T리포트]전세 NO, 월세로 할게요(上)

[편집자주] 집주인들은 저금리 시기에 전세보다 월세를 받고 싶어 한다. 금리가 오르면 반대가 된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세입자들이 오히려 월세를 원한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세입자가 월세를 더 선호하는 현상은 전세의 소멸 징후일까, 일시적인 현상일까.

"월세가 좋다"는 은마 세입자, 왜?..월세 150만원<이자 167만원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021.7.20/뉴스1
"금리가 오르니까 월세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세입자가 많아요. 은행 대출 받으려면 여러가지 서류도 준비해야 하고 귀찮으니까, 작년 말부터 이런 분위기가 된것 같아요. 집주인도 옛날에는 세입자들이 월세 싫어하니까 월세 받고 싶으면 몇십만원씩 깎아주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문화는 없어졌죠."(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A 부동산 관계자)

전월세 시장에서 세입자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입자는 집주인에 주고나면 '끝'인 월세보다는 언젠가 보증금을 돌려 받는 전세를 선호해 왔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따라 전세대출 이자가 가파르게 뛰고, 월세가 대출 이자보다 싼 역전현상이 벌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집값 하락기 시세차익을 포기하는 대신 임대료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과 보증금을 일부 월세로 돌려 '깡통전세'에 디배하려는 세입자 이해관계도 맞아 떨어졌다.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원하는 '월세시대'...은마 7억 전세, 대출 5억원 받으면 이자 월 167만원, 월세는 150만원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19건 중에서 월세는 13건, 전세는 6건으로 월세가 전세보다 2배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은마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주인 뿐 아니라 세입자가 월세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마 아파트에서 전세금 1억원을 월세계약으로 전환시 월세는 3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만약 전용 76.79㎡에 전셋값 7억원짜리 전세계약을 보증금 2억원에 월세를 낀 반전세로 바꾼다면 월세는 150만원이다. 이 세입자가 보증금 5억원을 월세 전환하지 않고 연 4%의 전세대출을 받는다면 연간 2000만원, 월 167만원의 이자를 은행에 갚아야 한다. 은마 중계업소 관계자는 "은행 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낮은 데다 대출을 받는 절차도 까다롭다보니 세입자들이 그냥 월세로 전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전세대출 금리는 1년새 2배 가량 치솟았다. 여기서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연 5%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입자 입장에선 집주인에 월세를 내는 것이 은행 이자를 갚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된 셈이다. 더구나 가계부채관리에 따라 은행의 전세대출 문턱은 높아졌다. 전세대출 한도는 많아야 최대 5억원까지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지난 1월 기준 6억원을 돌파하면서 어차피 전세대출로 전세보증금을 모두 '커버' 하기도 어려워졌다.

집값 하락 가능성도 월세화 속도를 당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3구에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집주인 실거주 때문에 전세계약을 연장 못하고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사갈 집의 전셋값이 높은데 앞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전세 가능성이 있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중)은 54.6%로 아직 깡통전세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두달연속 전세가율이 올라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61.7%로 서울보다 높다. 임대차 계약은 2년 주기로 맺는데, 이 기간동안 집값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 전세가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

"금리 더 오르면 월세화 속도 더 빨리질듯, 단기현상 아니다" 진단

집주인 입장에서도 월세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 다주택 집주인이라면 크게 오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임대료 수입으로 벌충하려는 유인이 크다. 과거에는 세입자들이 전세를 선호하다보니, 월세로 전환하려면 임대료를 깎아주는 관행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B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가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안나오는데다 전세대출을 안 받고 월세 선호현상이 벌어지니 대출 영업을 하는 사람들만 풀이 죽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로 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임대차 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부동산R114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주택(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임대차 거래건수는 총 13만6184건이었고, 이중 신규거래가 9만8958건이었다. 신규 계약중 월세 비중은 48.5%(4만7973건)로 갱신 계약의 월세비중(21.9%)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최근에는 전세 위주였던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가 빨라졌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 변화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윤상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집주인은 월세전환보다 전세금을 더 올리는 것을 선호하지만 현재는 전세가격도 많이 올라간 상태"라고 지적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전세시장은 전세대출 금리에 따라 전셋값이 크게 좌우되지만 월세는 세입자의 소득 능력에 따라 월세 수준이 정해진다"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세입자의 소득 수준이 변함이 없다면 월세화는 가속화 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월세 45.9만원 vs 이자 119.5만원…전세대출에 발등 찍혔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2022.2.2/뉴스1
전세가격 급등기 세입자들이 낮은 금리로 빌려쓰던 전세대출의 '배신'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가 연달아 세번 오르면서다. 최근 1년새 전세대출 금리는 많게는 2배 가량 올라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확산했다. 실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높은 지역은 최고 금리(연 4.78%) 기준으로 21곳이나 된다.

월세가 싸진게 아니라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웃픈' 현실이다. 우리도 해외처럼 월세시대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비싼 곳 21곳..도봉구는 대출이자가 월세의 3배까지 치솟아

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월세 통계정보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가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을 분석한 결과, 은행 전세대출 최고 금리 연 4.78%(2022년 1월 기준) 대비 월세가 낮은 서울 자치구가 21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더 비싼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대신 내야 할 '월세수준'을 보여준다. 쉽게 말해 전월세 전환율이 은행 금리보다 높으면 월세가 비싸고, 낮으면 월세가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1월 임대차 신고가 들어온 계약을 바탕으로 서울 자치구 별로 전세보증금(순수 전세)과 월세보증금(보증부 월세)의 차액을 평균 월세금으로 나눠 전월세 전환율을 계산했다.

이 결과, 서울 강북권 대부분의 지역은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가 비쌌다. 대표적으로 도봉구가 전월세 전환율 1.83%로 전세대출 이자연 4.78%와 격차가 가장 컸다. 이어 구로구 2.41%, 관악구 2.80% 강북구 2.94%, 중랑구 2.97%, 영등포구 3.07% 순으로 월세 수준이 낮아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대출보다 월세를 선택할 유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도봉구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신규계약 기준 3억5000만원이고, 보증부 월세계약이라면 평균 월세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가 45만9000원이다. 만약 3억원 어치의 전세보증금을 몽땅 월세로 전환한다면 월세는 45만9000원이 된다. 3억원 만큼을 전세대출로 받는다면 다달이 부담해야 하는 은행 이자는 119만5000원이다. 은행 이자가 월세보다 3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물론 초고가 전월세가 많은 용산구(8.69%) 서초구(7.54%) 강남구(5.84%)는 월세가 대출이자보다 훨씬 비싸다. 특히 용산구라면 전세대출 이자 대비 월세가 많게는 2배 가까이 된다. 실제로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3㎡는 지난달 3일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500만원 조건으로 월세 계약이 맺어졌다.

금리인상기 전세대출 금리 연 5%도 훌쩍.."소득 그대로인 세입자들, 월세 택하거나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1월 기준 전세대출 최저 금리 연 3.38% 기준으로 살펴보면 21개 자치구 가운데 10개 자치구가 전세대출 이자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전세대출 금리가 연 5%를 넘는다면 3개 자치구를 제외하고는 22개 자치구 모두 월세가 전세대출 이자보다 싼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역전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전세대출 이자와 월세의 차액이 커질 수록 집주인이 월세를 올리는 식으로 임대료 수익을 극대화 하거나 전세보증금을 올릴 것이란 추정에서다. 하지만 금리 수준에 민감한 전세와 달리 월세는 세입자의 소득수준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세입자 소득 수준이 갑자기 올라가지 않는 한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월세를 올리기 어렵고, 금리인상기에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올리기 보다 월세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입자가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소득은 그대로 인데 주거비용만 올라가면 세입자는 결국 서울에서도 외곽, 서울이 안되면 수도권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오는 7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의 '충격'을 완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 대책이 필요한 타이밍 이란 설명도 나온다.

[관련기사]☞ "네 신기록 깨질 것" 日기자 무례한 말에…이상화 "지켜봐라"엄마 故 최진실 이어 배우 도전…최준희, 쏟아진 기대에 "부담돼"이상민 "빚 9억→16억4000만원 됐다…7억4000만원 늘어""다시 20살 됐네" 엄정화 초밀착 근황 사진에…이정현 '감탄''황대헌 응원' BTS RM, 악플받자…아미들 '보라색 하트'로 뭉쳤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