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노골적 정치보복 선언"..'분노의 힘' 모으는 여당
[경향신문]
선대위 “검찰권력자의 본색”
윤석열 적폐 수사 발언 관련
‘비상시국 선포’ 당력 총동원
문 대통령 지지층 결집 노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정치보복 선언”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상시국”까지 선언하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당력 총동원에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윤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긴급 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에서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노골적 정치보복을 선언했다”며 “일평생 특권만 누려온 검찰권력자의 오만 본색이 드러난 망언”이라고 밝혔다. 선대위는 “윤 후보는 정치보복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며 “선대위는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라고 미리 결론부터 정해놓고 나올 때까지 털겠다는 것인가.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화신답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록을 인용, “김씨도 녹취록에서 집권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말했다. 배우자는 언론보복을 공언하고, 남편은 정치보복을 선언하다니 부부가 공포정치를 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어디 빗댈 데가 없어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독립운동가에 빗대나. 독립운동을 위해 피땀 흘린 모든 분에 대한 모욕”이라는 논평을 냈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윤 후보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말처럼 들려서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가 한 검사장 등 친위부대에게 완장을 채워서 서슬 퍼런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나”라며 “정치보복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나는 데 일조했던 윤 후보가 문 정부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한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짓을 하겠다는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은 윤 후보 발언이 민주당 지지층 결집 효과를 불러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는 50%가 넘는 정권교체 여론의 지지를 받으려고 보복 수사를 암시했겠지만,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 호남의 부동층이 윤 후보 발언을 계기로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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