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독립 건물 전체를 감염관리센터로 구축

박효순 기자 2022. 2. 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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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부터 수술까지 '감염병 관리' 새 지평

[경향신문]

국내 최초로 독립건물에 들어선 감염관리센터(왼쪽 사진)에서 의료진이 환자 실제이송 연습을 하고 있다(오른쪽). 서울아산병원 제공
모든 시설 외부 차단 음압 시스템
코로나 중증환자 적극 치료 나서

서울아산병원이 감염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통큰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독립된 건물 전체를 감염관리센터(Center for Infection Control, CIC)로 구축, 신종 감염병과 주요 감염병 등 전염성 질환 관리와 치료에 들어간 것이다.

병원에 따르면 이 센터는 코로나19나 결핵 등 주요 감염 질환자 및 감염 의심 환자를 응급실 내원 단계부터 입원까지 별도로 구분하고, 진료 전 과정에서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0년 8월1일에 착공해 1년6개월의 공사를 벌인 끝에 지난 8일 개소식을 갖고 10일부터 단계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투입된 예산은 515억원이다.

감염관리센터의 모든 시설에는 내부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음압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나의 독립 건물에 외래, 응급실, 병동, 중환자실, CT검사실, 수술실 등이 모두 포함되어 별도로 운영된다. 연면적 2만2070㎡(6676평)에 지하 3층, 지상 4층으로 세계적인 규모다. 1층에 감염병 응급실, 2층에 음압격리병동과 외래, 3층에 음압격리중환자실과 음압수술실 및 CT촬영실 등이 배치됐다. 내부에는 음압격리응급실(1인 음압관찰실 29병상·경증구역 12좌석), 음압격리병동 15병상(음압격리실 12병상·고도음압격리실 3병상), 음압격리중환자실 13병상, 감염내과 및 호흡기내과 외래(진료실 6개), 음압수술실 1실, 음압일반촬영실 1실, 음압CT촬영실 1실 등이 갖춰졌다.

김성한 감염관리센터장(감염내과 교수)은 11일 “2015년 메르스 이후 에볼라, 지카 등 신종 감염병의 지속적인 발생과 해외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고위험 감염병이 의심 또는 확진된 환자를 따로 격리하여 진료하는 개념과 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에서는 적자가 예상되는 시설이지만, 20~30년을 내다보고 향후 예상되는 고위험 감염병 관리에 보다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는 우선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19 환자의 급증 상황에 대응해 중증환자 치료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부족한 중증환자 병상 마련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래 또는 응급실에서부터 외부 전파가 차단된 상태에서 중증 환자의 진단 검사, 입원 치료 및 수술까지 모두 센터 건물에서 시행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호전되면 결핵, 홍역, 수두, 독감(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주요 감염질환 환자와 해외 유입 고위험 감염병 환자 전담 치료 시설로 이용된다.

지난 8일 개소식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선친(정주영 회장)께서 1977년 아산재단을 설립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것은 의료복지사업”이라며 “서울아산병원이 민간 병원 중 처음으로 감염병 전문 건물을 설립한 것은 아산재단의 설립 취지를 이어가는 일이며,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코로나19 중증환자와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앞으로도 중증 질환 중심의 안전한 진료 체계 구축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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