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자들 "텃밭 무너지는데 민주당 호남 의원들은 뭐하나"

박진규 기자 2022. 2. 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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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정권 넘어간다" 우려에도 활동 미온적
"이참에 25%까지"..윤석열·이준석 연일 호남공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정책 공약 홍보를 위한 '열정열차'를 타고 전남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해 연설하고 있다. 2022.2.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국민의힘이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호남에서 20% 이상 득표를 목표로 내세우며 연일 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민주당은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당에 대한 역대 최고의 지지율이 나오면서 안방에서부터 균열이 감지되는데도 호남 의원들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준석 당 대표와 함께 정책·공약 홍보 열차인 '열정열차'를 타고 전북 전주와 남원, 전남 순천과 여수를 차례로 방문하며 민주당 텃밭 공략에 나섰다.

윤 후보는 13일에도 보성역과 무안역, 목포역을 순회할 예정이었으나 중앙 일정으로 취소됐다. 대신 이준석 대표가 일정을 소화하며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도 찾아 조문한다.

윤 후보는 정치 참여 선언 직후인 지난해 7월 광주를 방문,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묘역)을 참배하고 옛 전남도청 별관을 찾은 이후 수차례 호남을 찾아 표심을 자극해 왔다.

지난 6일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원인 규명과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이준석 대표 또한 설날인 지난 1일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에 올라 대선 승리를 기원하고 이달 초 전남 다도해 일대를 순회하는 등 윤 후보의 호남 공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UPI 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3일 실시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31%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이번 대선과정에서 호남에서 30%를 넘는 지지율을 받은 건 처음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동안 호남에서 득표율 20%를 목표로 내세웠던 이준석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후보의 호남지역 득표율 목표치를 25%로 수정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 12일 전남 여수 YNCC(여천NCC) 3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작업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여수의 한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독자 제공)2022.2.12/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이렇듯 국민의힘이 호남에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데도 민주당의 방어태세는 소극적이다. 민주당원 사이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전남 18석 전석을 차지했다. 또한 현재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는 물론이고 광주 5개 구청장, 전남 22개 시·군중 19곳의 기초단체장들이 민주당 소속이다.

지역 정치권이 민주당 일색인데도 이번 대선에서의 이렇다 할 활약상은 없는 모습이다.

간간이 시도당 차원에서 각 직능단체들을 모아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하거나 현안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보일 뿐 '주민속으로' 파고드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인 한 광주시민은 "자신들의 선거 때에는 아침 저녁으로 거리인사하고 귀찮을 정도로 연락하던 의원님들이 이번 대선때는 자취를 감췄다"며 "정말 이러다가 정권이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호남 국회의원들이 소극적인 이유는 아직도 지난 경선과정에서의 앙금이 작용한다는 시선이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전 총리가 이재명 후보와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고, 상당수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 전 총리편에 서서 선거운동을 한 만큼 이 후보를 돕기 위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후보 캠프가 전략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1월 민주당의 여권 대통합 기조로 복당 대열에 합류한 한 인사는 "캠프가 역할을 주거나 활동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아무런 지침도 없다"며 "괜히 나섰다 실수라도 하면 오히려 안하는 것만 못해 가만히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초재선이 주축인 이들 지역 국회의원들이 중량감이 떨어지다 보니 역할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호남 국회의원들이 당 대표나 원내대표 등 주요 보직을 맡거나 중진 의원으로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었으나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새롭게 물갈이되다 보니 아직은 활동반경이 넓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남지역 한 국회의원은 "코로나 정국 때문에 정치인들이 나름 열심히 활동해도 눈에 보이는 확률이 낮다"면서 "다중이 모여있는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면 구전으로 많이 전파될 텐데, 현재는 그런 여건이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제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으니 선거운동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7일 광주시 서구 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광주지역의 경우 아파트 붕괴사고 발생하고 한 달 가까이 실종자 수습작업이 진행되면서 활발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는 해명이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들 모두 열심히 바닥에서 조직을 모으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역 분위기상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설 명절에도 일절 거리현수막을 내걸지 않다 보니 활동을 안하는 것처럼 비춰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호남에서 보수 야당의 지지율이 이번 대선 만큼 높았던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여당 지지자들의 책임 추궁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호남 국회의원들이 정권 창출에 대한 절박감이 떨어져 보인다"며 "오히려 대선 이후 당권이나 지방선거에 벌써 관심을 쏟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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