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시청자위원들 "변상욱 사퇴요구 성명, 정치적"

노지민 기자 2022. 2. 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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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언급 김만배 녹취록 불방과 관련해선 "'완결성 미흡' 해명 설득력 떨어진다" 지적도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이 연일 정치권 항의를 받은 가운데, 일부 기자들이 진행자인 변상욱 앵커 퇴진을 요구한 성명에 동의할 수 없다는 시청자위원들 의견이 나왔다.

YTN이 최근 공개한 1월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봉우 위원(미디어인권연구소뭉클 객원연구원)은 “(YTN은) 유독 양쪽 진영에서 정치적으로 공격받는 상황이 좀 빈번하다. 1월28일에는 YTN 내부 기자분들이 뉴스가 있는 저녁 변상욱 앵커에게 사퇴하라고 성명까지 내신 걸로 알고 있다”며 “1월20일자 뉴스에서 발언한 두세 개를 근거로 성명까지 나왔는데 이것도 사실 저는 외부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압박 그리고 공격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YTN 현직 기자 11명이 “변상욱씨는 더는 YTN을 욕보이지 말고 조용히 떠나라”고 한 성명을 말한다. 이들은 변 앵커가 지난달 20일 방송에서 “편파 방송을 넘어 이재명 캠프 관계자나 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별 지지율에 대해 대담하던 변 앵커가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이) 계속 올라갔어야 하는데 못 올라가고 떨어졌다는 것은 꺼내 드는 카드가 안 먹히고 있다는 뜻인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 건가”(이재명 후보 인터뷰 소개 멘트)라고 한 대목 등이 지적됐다.

▲1월20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 갈무리. 사진=YTN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봉우 위원은 “그 부분만 끊어서 보면 굉장히 이재명 후보에게 매몰된 상태로 발언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지만 전체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민주당에서는 김만배 녹취록을 보도 안 하냐는 식으로 항의 방문했었고 그 이전에 국민의힘은 끊임없이 뉴스가 있는 저녁이 불공정하다고 공격하고 있는데 그게 다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앵커브리핑 코너라든가 기자가 나와서 취재 과정까지 포함한 것을 얘기해 주는 코너라든가, 새로운 시도 안에서 기자와 앵커의 주관적인 발언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줄여 나갈 것인가라는 부분은 또 한 번 고민해 볼 기회는 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최용문 위원은 “변상욱 앵커가 노골적으로 여당 편을 들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 기자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원칙상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 방식이 과연 기자로서 맞는 것인지는 의문”이라 지적했다. 최 위원은 “이런 식으로 기자들이 성명을 발표하면 각 정당에서 이용할 수도 있고 정파적 언론들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었어야 한다”며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면 그 성명을 발표한 기자들도 정치적 목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뉴스가 있는 저녁'에 대해선 지난달 28일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 불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윤석열 후보를 언급한 녹취록을 보도한다고 예고했지만 정작 본방송에선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이튿날 YTN을 항의 방문했다.

신미희 부위원장은 “(YTN은) '완결성 미흡' 등으로 방송을 보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튿날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고 주요 언론이 이를 인용보도한 것으로 봤을 때 (해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완결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예고 방송을 했다는 제작진의 책임 문제도 별도로 발생한다”고 했다. 신 부위원장은 “해당 방송의 예고 경위와 본방송 미보도 과정, 누가 최종 결정했는지 등이 투명하게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외압 의혹 및 YTN 보도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1월29일 더불어민주당(위), 1월1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보도와 관련해 서울 마포구 YTN 사옥에 항의방문하고 있다. 사진=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페이스북,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김선중 YTN 보도제작국장은 이날 “'뉴스가 있는 저녁'에 대한 외내부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혹시 보도에 그동안 치우침이 있는 건 아니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며 “다만 일부 정치 세력의 과도한 책잡기는 저희가 볼 때는 비판 언론에 재갈 물리기 차원의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심지어 지속적으로 제작진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비판 성명을 내는 행태는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일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태훈 위원(군인권센터 소장)의 경우 YTN을 둘러싼 정치권의 비판과 항의를 두고 “지금 박스권에 두 후보가 다 갇혀있다 보니까 어느 방송사라도 자기네들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그것이 미치는 영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공격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똑바로 잡고 원칙에 부합해서 보도하는 것이 YTN이 살아남는 방법”이라 말했다.

일련의 보도와 관련해 '출입처 중심' 보도 관행을 꼬집기도 했다. 임 위원은 일례로 지난달 15일 '추행·부실급식으로 얼룩진 軍…이젠 달라질까?' 보도가 강제추행 피해·사망자의 시신이 여전히 국군 수도병원에 안치된 현실, 군의 부실급식 개선 방안의 한계를 조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튜권 YTN 보도국장은 “출입처 한계도 있겠지만 국방부 출입기자가 한 명 있다. 선거를 앞둔 인력 수요 때문”이라며 “최근에 무기 수출, 방위 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도 이슈가 됐고, 북한 동향이 새해 들어서 긴박해진 측면도 있는데, 그걸 다 하다 보니까 충분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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