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 스테이크, 부실한 파스타.." 외신기자가 공개한 올림픽 음식

문지연 기자 2022. 2. 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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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기자가 공개한 스테이크 사진과 글로브 앤드 메일 소속 기자가 올린 파스타 사진. /트위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일부 선수에 이어 대회를 취재하는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도 현지 식단에 대한 불평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매체 글로브 앤드 메일 소속 기자 제임스 그리피스는 지난 12일 오후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메인미디어센터(MMC)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사진을 공개했다. 접시에 파스타 면이 가득 담겨있고 방울토마토 하나가 곁들여진 모습이다. 제임스는 “이건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다. 슬프고 외로운 방울토마토 하나 외에는 싱싱한 재료를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CNN 소속 기자 넥타 칸도 올림픽 ‘폐쇄 루프’(closed loop·폐쇄 관리 시스템) 내 호텔에서 주문한 스테이크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너무 바싹 익혀 한눈에 봐도 딱딱하게 보이는 고기와 감자튀김, 브로콜리 등이 포함된 식단이다.

CNN은 올림픽 이모저모를 다룬 기사에서 “수천 명의 직원, 자원봉사자, 언론인 및 올림픽 관계자들은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폐쇄 루프에 갇혀 있다”며 “기자는 식당 직원으로부터 ‘코로나 우려 때문에 고기를 요리할 땐 잘 익혀야만 한다’는 말을 들었고 이후 육포 같은 식감의 그을린 고기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CNN은 10일 보도를 통해서도 “폐쇄 루프 안 식당에는 신선한 과일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MMC에 있는 유일한 매점에는 질 낮은 과자, 몇 가지 세면도구, 중국 맥주만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선반이 절반쯤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지의 한 음식 제공 매니저는 자신들의 식당 중 ‘역겨운(disgusting)’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고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호텔에 격리된 러시아 선수가 공개한 식단. /인스타그램

이번 베이징 올림픽 부실식단 논란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현지 코로나 격리 호텔에 머무는 일부 선수가 열악한 시설과 식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한 러시아 선수는 5일 동안 제공받은 식단을 공개했는데 간단한 파스타, 불에 탄 듯한 고기, 감자 조금이 전부였다. 그는 “매일 매일 울고 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이미 뼈가 튀어나올 지경”이라고 했다.

불평은 설상 종목 선수들에게서도 나왔다. 독일 알파인스키 대표팀 코치 크리스티안 슈바이거는 “(경기장에서) 제공되는 음식들의 수준이 매우 의심스럽다.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다”라며 “따뜻한 음식이 없다. 과자, 견과류, 초콜릿만 있고 다른 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최근 올림픽조직위 측에 식사 개선을 요구했으나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회 초반 선수촌 식당을 이용한 한국 선수들도 잇따라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정재원은 “2018년 평창 때와 많이 비교된다. 그리 맛있지 않다”며 “베이징에 도착한 당일 저녁 식당을 방문한 뒤 한 번도 안 갔다”고 했다. 여자 매스스타트 대표 김보름은 “식단을 보니 집에 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스켈레톤 대표팀에서도 “고기만 거창하게 깔려 있고 실속은 없다” “너무 기름지기만 해서 소화가 안 된다” “중국인들이 요리를 못 하는 것 같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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