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신고 앞좌석에 다리 올리는 '진상 승객' 본 적 없어"..열차승무원도, 철도노조도 '황당'
[경향신문]
“제가 열차 승무업무를 7년째 하고 있는데, 어른이 구두 등 신발을 신고 앞 좌석에 다리를 올려놓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행동은 상식 차원에서 말이 안 되는 겁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승무업무를 하고 있는 B씨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앞 좌석에 구두를 신은 발을 올려놓은 채 앉아있는 장면이 공개된 것과 관련, 이렇게 말했다.
B씨는 1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가끔 어린이들이 신발을 신고 좌석에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제지를 하곤 하지만 어른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철도노조는 ‘구둣발로 증명된 민폐와 특권의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쩍벌’도 모자라 이젠 ‘구둣발’인가”라고 비판한 뒤 “‘민폐와 특권의 윤석열차’라는 철도노동자의 우려를 국민의힘은 결국 윤석열 후보의 구둣발로 증명해 버렸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국민의힘 이상일 전 의원이 ‘대히트작’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공개한 이른바 ‘쭉벌 윤석열차’ 사진은 충격적”이라면서 “구두를 신은 채 앞 좌석에 떡 하니 다리를 올리고 있는 윤석열 후보의 구둣발은 몸에 밴 특권의식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매일 같이 열차에 오르는 철도노동자조차 구두를 신은 채로 앞 좌석에 다리를 올리는 ‘진상’ 승객은 본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 후보가 한 행동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비상식적인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탑승한 열정열차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충남과 전라권 지역 총 13개 도시를 순회하는 무궁화호 열차로, 국민의힘이 4량을 전세로 임대해 운행했다. 역대 대선에서 대선후보가 직접 찾지 못했던 중소도시 지역을 중심적으로 순회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열정열차 2박3일의 일정 중 둘째 날인 12일 오전 10시47분 탑승해 오후 4시38분까지 전북 전주·남원, 전남 순천·여수 등을 방문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10일 ‘특권과 민폐로 점철된 ’윤석열차’에 대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윤 후보가 타기로 한 열차는) 우리 사회 공공재인 철도를 대통령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여 국민 불편 초래할 ‘민폐열차’”라고 직격한 바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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