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택시단체 만나 "하다하다 안되면 가는게 택시"

김은중 기자 2022. 2. 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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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택시업계에 정책 약속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전국개인택시연합회 박권수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열린 개인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6일 택시단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자리가 없어 하다하다 안 되면 마지막으로 가는게 택시”라고 했다. 상당수 실직자들이 생계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택시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택시 기사 직종을 비하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은 “택시 종사자를 위한 정책을 약속하고, 택시 업계와 종사자의 어려움에 공감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와 만나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택시업계 관계자는 “택시는 현재 80% 종업원들이 떠났고 서울의 경우 20~30%만 가동이 된다”며 “자장면 시키더라도 배달료가 5200원인데 택시는 3800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업은 바보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께서 대통령 당선되면 꼭 택시 업계를 살펴달라”며 요금 현실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이 후보는 “데이터를 통해서 의견 수렴을 하겠지만 버스에 준하는 환승제도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린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예전에 노동운동을 지원하면서 택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망사고도 많고 사업자와 노동자 간 갈등도 격화돼 분쟁이 많았는데 그때 이게(택시) 도시의 탄광이라 생각했다”며 “일자리가 없어 마지막으로 가는게 택시인데 이게 요즘은 그 길도 막히는 것 같다. 모두에게 힘겨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택시업계 애로에 공감을 표시하며 나왔지만 “일자리 없어 하다하다 안 되면 마지막으로 가는 길”이란 표현을 놓고는 대통령 후보로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 선대위는 공보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도시의 탄광’ 발언은 이 후보가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발언을 받아서 택시 종사자를 위한 정책을 약속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택시업계 종사자의 어려움에 공감을 표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 후보는 당장 택시업 종사자들과 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사죄해야 마땅하다”며 “국민들 앞에 서서 서슴없이 이어가는 거짓 발언과 위선적 행동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했다. 장순칠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의 직업에 대한 천박한 인식은 고치기 힘든 고질병”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 “직업에 귀천이 어디에 있으며 택시업계가 탄광과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광업과 택시업계 양쪽에 대해 이 후보가 매우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강병원 의원은 브리핑에서 “자극적인 말로 이 후보 공격에만 집중하고 발언의 전후 맥락을 살피는 노력은 일부러 하지 않는다” “말꼬리 잡기로 제대로 된 정치는 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현실적으로 보면 버스, 지하철처럼 대중교통으로 100% 인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공적 기여라는 대중교통의 성격이 있는 부분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인정하고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의 택시사업 진출 문제를 언급하며 “이건 불공정 경쟁”이라고 비판했고, 경기지사 시절 만들었던 공공 배달앱을 가리키며 “전국 단위 호출 시스템을 만들면 억울한 피해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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