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가 위기가 아닌 시점을 향해 가고 있다"..방역 지침 완화 임박
[경향신문]
제프 자이언츠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16일(현지시간) “우리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 방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것이 되는 시점을 향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코로나19 대응 팀은 활발하게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감염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백신 및 검사키트 보급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실내 마스크 착용에 관한 권고를 비롯한 방역 지침 완화를 예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전 세게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미국의 감염 곡선은 지난해 말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수직 상승했지만 1월 중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는 수직 하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체 집계 결과 15일 기준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4만204명으로 지난해 9월 델타 변이가 확산 당시 정점이었던 16만4418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극성을 부렸던 한 달 전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80만명에 달했었다. 로이터통신도 CDC 자료를 인용해 일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 주에 비해 40% 감소했고 병원 입원 환자 수는 28%, 사망자는 9%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18세 이상 성인의 74.6%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추가접종(부스터샷)까지 맞은 성인 비율은 46.3%이다. 연방정부가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배포도 순조롭다. 백악관은 미국의 5000만 가구에 1가구 당 4개씩 총 2억개의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처럼 호전되자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상대적으로 강력한 방역 정책을 유지해오던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재직 중인 주들도 잇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비롯해 방역 지침을 새롭게 가다듬고 있다면서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이 핵심 척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현재 인구 10만명 당 확진자 수를 따져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 대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권고하고 있다. 월렌스키 국장은 “우리는 척도가 개선되면 사람들에게 마스크 착용 같은 것으로부터 휴식을 제공하기를 원한다”면서 “만약 상황이 다시 악화되면 우리는 그런 조치를 다시 취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새로운 지침이 2월 말이나 3월 초쯤 나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 언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을 하는 3월1일 이전에 새로운 지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누그러든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방역 지침을 완화함으로써 국정연설에서 주요 성과 중 하나로 내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을 갉아먹는 요인 중 하나다. AP통신과 시카고대 NORC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45%로 지난해 12월 57%, 지난해 6월 66%에서 대폭 감소했다. 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보건 당국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전에 새로운 방역 지침을 발표해줄 것을 CDC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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