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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본 사과하라" vs "위안부 거짓" 소녀상 앞 맞불집회 언제까지

김정완 입력 2022. 02.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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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vs 보수단체 ..수개월 대치 중
인권위 "수요시위 방해받지 말아야 " 권고
집회 참석자들 현장에서 격론도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펠리스 앞에서 제1531차 정기 수요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정완 인턴 기자 kjw106@asiae.co.kr

[아시아경제 김정완 인턴기자] "일본은 우리에게 적극 사과하라!" "소녀상 철거하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정기 수요시위는 이날(16일·수요일)도 보수 성향 단체들의 장소 선점에 밀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리지 못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 방한에 앞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 회원들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면서 시작했다. 그 역사 만큼이나 수요시위는 존재만으로도 일본을 향한 외침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수요시위 측과 보수단체 측은 소녀상 앞 집회 장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소녀상 앞에서 사실상 맞불집회가 벌어지는 지금, 각 단체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첨예한 갈등의 목소리를 냈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피해자다움은 없다 우리의 말하기는 계속된다", "세상은 이미 변화했다 우리가 상식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서 피해자 명예 회복과 인권 보호, 체계적 진상 규명을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또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신민시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은 "노동조합에서 나왔다. 여기 수요시위 판이 너무 혼란스럽다고 해서 힘을 모으려고 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성향 단체 측 집회 참여자가 태극기와 일장기가 그려진 '우리는 친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김정완 인턴 기자 kjw106@asiae.co.kr

수요시위에 참석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인근에 있던 보수단체는 "요즘 같은 시대에 반일이 웬 말이냐", "정의연은 해체하라 사기 역사 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수요시위에 참석한 한 고등학생은 "저쪽에서 계속 소리를 지른다. 우리도 지르자"며 "일본은 우리에게 적극 사과하라"고 외쳤다.

앞서 보수단체들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정의연 후원금 유용 의혹에 휩싸이자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이어가고 있다. 윤 의원은 현재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등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보수 단체 측 집회에 참석한 한 50대 중반 여성은 "(베이징) 올림픽 기간이지 않냐"며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선수의 우정처럼 우리도 이제 과거를 딛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60대 후반 남성 최 모씨는 "국익을 생각 못하고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건 잘못 된거다"라며 "지난 역사의 사기를 청산하기 위해서 또 우리나라를 위해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수요시위 방해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 태도와 대응에 대해 긴급구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수요시위가 방해받지 않도록 경찰이 반대 집회의 시간·장소가 겹치지 않도록 적극 권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보수 단체 측은 인권위를 고발하면서, 현장에서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수요집회 인근에서 보수단체 측이 주최한 위안부 사기 중단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정완 인턴 기자 kjw106@asiae.co.kr

지난 9일 자유연대·반일동상진상규명공동대책위원회·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으로 구성된 보수 성향 단체 위안부사기청산연대는 인권위의 이 같은 조처를 직권남용이라며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보수단체 측 집회에 참석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직권남용이 맞다"며 "대한민국 헌법이 있다. 우리는 헌법에 의해서 종로경찰서에서 순위에 따라 집회 신고를 1순위로 한다. 그런데 정의연에서 경찰이나 헌법을 무시하고 법질서에 어긋나게 우리의 집회를 못하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수요시위, 보수단체 두 진영은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 역시 달랐다. 수요시위 측은 일본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반면 보수단체 측은 정의연이 요구하는 것 그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대선 후보들에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어떠한 의지도 뚜렷한 약속도 구체적 실천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진실과 정의 추구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주 대표는 "우리가 '위안부는 거짓이다. 이 거짓에 대해서 후보들이 답변해 달라'고 정식으로 요청까지 했다. 근데 아직 답변이 없다"며 "여당이고 야당이고 후보 중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라"고 촉구했다.

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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