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의 한국예총마저.."안상수 사퇴..尹,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약속하라"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2022. 2. 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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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총·민예총 지난 18일 공동성명 "안상수 반헌법적 망언"
한국예총·민예총 지난 18일 공동성명©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보수 성향의 한국예총과 진보 성향의 한국민예총이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예술인 편가르기를 중단하라고 공동으로 성명을 지난 18일 발표했다.

이번 공동 성명은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조치를 요구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안상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13일 SNS계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한 영상을 제작·공유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는 "존경받는 아티스트로 거론돼야 할 분이 좌파들의 네거티브 프레임에 공격당했다는 것이 굉장히 어처구니없고 답답하다"며 "문화예술계 쪽은 좌파가 많기 때문이며 좌파 예술계를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한국예총과 한국민예총은 공동성명에서 "윤석열 후보가 집권 후 정치보복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좌파 탓 운운하며 좌파 문화계를 바꾸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국민의힘이 과거 국정농단 시기로 되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물었다.

이들은 윤석열 후보에게 총 4가지 사안을 요구했다. Δ안상수의 발언에 대한 공식적 사과 Δ안상수를 국민의힘 당직 및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즉각 경질 Δ문화예술계를 이념적 잣대로 이분법화하려는 갈라치기를 즉각 중단 Δ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사회적 기억에 대하여 분명하게 약속할 것 등이다.

다음은 공동성명문 전문이다.

윤석열 후보는 안상수의 망언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예술인 편가르기 중단을 약속하라

정치적 공동체로서 '국가'의 목적은 '국민 전체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고, '국민들을 평등하게 존중하는 것'이다. 국가가 특정 국민들을 소외시키거나,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하여 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그 존립 목적에 반한다. 따라서 블랙리스트를 통한 국가작용의 차별적 실행은 명백한 헌법위반인 것이다.

설혹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더라도, 명백하고 구체적인 위험이 없는 한, 그것만으로 국민들을 국가가 차별 취급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 "나는 당신의 의견이 싫지만, 당신이 의사 표현을 할 자유를 위해 싸우겠오"라고 한 볼테르의 말은 자유민주주의의 진정한 기초이다.

우리는 지난 13일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올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안상수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존경받는 아티스트로 거론되어야 할 분이 좌파들의 네거티브 프레임에 씌어 공격당했다는 것이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고 답답하다"면서 "김건희씨가 아티스트로 우리나라 수준을 높여주는 사람인데, 변론해주는 사람이 안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문화예술계 쪽은 좌파들이 많기 때문이며, 이어 좌파 문화예술계를 확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1일,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5810인 선언에서도 "오늘날 이념화된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일찍이 가지고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안상수 위원장의 발언은 이러한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더군다나 윤석열 후보가 집권 후 정치보복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우리 헌정사에서 소위 블랙리스트라는 미명 하에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생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렸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 블랙리스트 범죄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됨으로써 단죄됐다. 그럼에도 이러한 발언이 대선 과정에서 제1야당 후보 진영의 고위 인사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우리 문화예술인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초법적인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상수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문화예술인들을 밥줄을 가지고 길들이겠다는 식의 발상에서 나온 반헌법적 망언임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헌법에는 국민이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그렇기에 블랙리스트에 대하여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지금까지 재발 방지와 사회가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요구해온 것이다. 이번 망언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이념으로 문화예술인을 줄 세우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우리의 관심 밖이다.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좌파 탓 운운하며 좌파 문화계를 바꾸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국민의힘이 과거 국정농단 시기로 되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윤석열 후보는 안상수의 망언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하나. 윤석열 후보는 안상수를 국민의힘 당직 및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즉각 경질하라. 하나. 윤석열 후보는 문화예술계를 이념적 잣대로 이분법화하려는 갈라치기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윤석열 후보는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사회적 기억에 대하여 분명하게 약속하라.

2022.2.18.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예술인 편가리기 중단을 촉구하는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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