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반도체 가격 더 오른다.. TSMC, 추가 인상 추진
2분기 이후 파운드리 인상 폭 둔화 전망
팹리스 등 고객사 가격 인상에 거부감 보여
스마트폰·자동차 등 완성품 가격 상승 제한될 듯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가격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가격이 오르면서 완성품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분기 모든 파운드리 가격을 10~20% 올렸고 2분기에도 추가로 5%를 더 인상하려고 한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아이지웨이는 최근 “TSMC가 생산 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치를 넘어서는 수준의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웨이퍼 가격이 치솟는 것도 파운드리 가격 상승의 이유다”라고 했다.
TSMC의 가격 인상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파운드리 업체도 가격을 연쇄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는 “UMC, VIS, 파워칩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지난해 말 이후 가격을 크게 올렸고, 앞으로도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가격 인상 폭은 올해 2분기 들어 둔화될 수 있다”라고 했다.
업계는 파운드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웨이퍼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만큼 파운드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TSMC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파운드리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한 만큼 추가 인상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지웨이는 “TSMC는 치솟는 웨이퍼 가격을 그대로 고객사에 전가할 수 없어 인상 폭을 제한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팹리스 등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계속된 가격 인상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웨이퍼 가격은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세계 1위 웨이퍼 업체 신에츠화학, 2위 섬코가 가격을 올렸는데, 최근 대만 FST와 웨이퍼웍스 등이 가격 인상을 추가로 통보한 상태다. 가격 인상 폭은 FTS 10~20%, 웨이퍼웍스 20~30% 정도다. 지난해 연간 인상 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경제일보는 “FTS는 웨이퍼 주문이 2024년까지 밀려 있고, 웨이퍼웍스도 모든 생산라인을 풀가동하지만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웨이퍼 가격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라고 했다.
파운드리 업계 2위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파운드리 가격을 한 차례 인상한 만큼 당장은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작은 상황이다. 더욱이 파운드리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웨이퍼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은 악화할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높여 파운드리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 반도체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드는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온세미, 르네사스 등은 완성차 업체에 반도체 공급 시기를 계속해서 연장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올해 상반기 내에 끝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비정상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반도체 칩 재고량이 2019년 40일 치에서 최근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다”라며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이로 인한 자동차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라고 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완성품 가격 인상이 진행된 적이 있다”라며 “웨이퍼에서 파운드리로 이어지는 반도체 가격 동반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완성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반감이 거센 만큼 소비자 가격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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