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녹취록 '그분 A대법관' '尹죽어' '총수익 5300억' 뜻하는건?

조현호 기자 2022. 2. 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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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JTBC 다른 녹취록에 우상호도 '윤석열 죽어' 녹취록 공개
서로 다른 반응 이재명측 "그분 이재명 아닌걸로 밝혀져, 윤 사과해야"
윤석열측 "3억5천 넣어 8500억 챙겼다는 것 사실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에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갈 이른바 '그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나오는 녹취록과, 총수익이 5300억원이며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가 김만배씨(구속기소)가 아닌 것으로 나오는 녹취록이 동시에 보도돼 파문이다. 이어 김만배씨가 '윤석열은 영장들어오면 죽는다'고 말한 녹취록 내용도 추가로 공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그분이 이재명 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선대본부에 사죄를 촉구한 반면, 윤 후보 측은 다른 녹취록을 들어 이재명 후보의 수사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반박하는 등 서로 유리한 쪽으로 해석했다.

우상호 “윤석열 죽어” 한국일보 “그분은 현직 대법관”

우상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선대대책위원회 총괄선대부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만배씨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우 선대본부장은 김만배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하자 “죽죠.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 그래서”라고 답하니 김만배씨는 다시 “되게 좋은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김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웃음)”라고 하는 말하는 녹취라고 전했다.

우 총괄본부장은 “이는 김만배에게 자신이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공개한 내용으로 윤석열 후보와 김만배가 깊은 관계고.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 총괄본부장은 또한 김씨가 “그래봤자 니 돈 빼앗아갈 거야, 형 돈 뺏어갈 거야? 검찰이. 뺏어갈 수 있어, 없어? 대신에 징역 사는 거는 뭐, 응? 그까짓 징역 산다고 호랑이가 고양이 되니? 응? 내가 죄가 뭐야? 문제가? 한번 물어봐. 사람들한테. 이재명한테 돈을 줬어? 내가 유동규 한테 돈을 줬어?”라고 말한 대목도 소개했다. 우 총괄본부장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서 아무런 이득을 취하 것이 없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분'이 누구인지 들어있는 녹취록을 보도한 것은 한국일보다. 한국일보는 지난 18일 저녁 온라인 '[단독] '정영학 녹취록' 등장하는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었다'(19일자 1면 머리기사 '대장동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었다')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을 A대법관으로 특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간 야권에선 '그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 후보 측을 공격해왔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8일 입수한 2021년 2월4일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은 '그분'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부분이 나온다”고 전했다.

▲우상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이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만배 녹취록 일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YTN 뉴스 갈무리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에서 정영학(54) 회계사를 만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는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며 A대법관을 입에 올렸다. 김씨는 자신의 도움으로 어느 주거지에 대법관 딸이 거주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일보는 김씨가 “아무도 모르지. 그래서 그분 따님이 살어. 응? 계속 그렇게 되는 거지. 형이 사는 걸로 하고. 이○○ 대표한테도 물어보고”라고 말하자, 정영학 회계사는 “아니요. 물어볼 생각도 없습니다. 저는 그 선이 있습니다. 제가 뭘 할 때”라고 말했다고 썼다. 이 신문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저분'과 '그분' 부분에는 검찰이 직접 A대법관 이름을 메모한 흔적이 있었다”며 “검찰 역시 '그분'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일보 2022년 2월19일자 1면 전면

이에 A대법관은 한국일보에 “(그분 의혹과)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몇 달 전부터 여러 언론에서 물어왔지만 전혀 (나와는) 상관이 없고, (의혹이) 황당한 얘기로만 돼 있다”고 했다. 김만배씨에 관해서도 A대법관은 “그 사람(김만배씨)을 알지도 못한다”며 “(녹취록 등에) 한 번도 제 이름을 직접 봤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기재된 자신의 이름과 관련해선 “그걸 누가 그렇게 했는지 아주 황당하다”고 밝혔다.

JTBC 다른 대장동 녹취록, 해석도 달라 “총수익 5300억” 유동규 믿고 사업? 윗선?

JTBC는 한국일보가 녹취록을 공개한 같은 날 다른 녹취록을 공개했다. JTBC는 18일 저녁 뉴스룸에 방영된 '[단독] 대장동 3인방 '노래방 비밀회동' 17개 녹취록 입수'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 약 1년 전인 2020년 10월 30일 밤 9시 30분. 김만배, 정영학, 유동규 세 사람이 경기도 분당의 한 노래주점에서 만났다”며 정영학 회계사가 이날 대화를 녹음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JTBC는 “이날 비밀 회동은 사업 경비 수백억원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논의한 자리”라며 “대장동팀 총수익은 5300억 원, 화천대유 직원 16명에 돌아갈 성과급도 280억 원이라고 나온다”고 보도했다. JTBC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사공이 너무 많아졌다며 '비밀이 지켜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만배 회장은 “천화동인 1호는 남들은 다 네 걸로 안다”면서 “내 것은 아니란 걸 안다”고 되받는다고 방송됐다.

JTBC는 천화동인 1호의 12000억원 넘는 수익을 두고 김씨가 스스로 주인이 아니라고 밝히자 유동규 본부장은 “이거는 유동규 몫으로 해놓았다고 이렇게 얘기하지 않는 다음에야 그럴 수가 없다”고 했고, 김만배 회장은 다시 “네 것인 줄 아무도 모른다며” 말을 바꾼다고 방송했다. JTBC는 유 본부장이 “사실은 암호 같은 것이라며 국정원서 군불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고, 옵티머스 사건처럼 불꽃이 나오면 누구도 못 막는다”고도 했다는 녹취록 내용도 보도했다.

▲JTBC가 지난 18일 저녁 뉴스룸에서 방송한 정영학 녹취록 보도. 사진=JTBC 뉴스 갈무리

이 종편은 “노래방 녹취록은 유동규 본부장과 김만배 회장의 배임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꼽히지만, 당사자들은 증거능력을 부인하고 있다”며 “유 본부장만 믿고 이 같은 대형 사업을 진행했겠냐는 의혹도 있다. 유동규 본부장의 윗선에 대한 수사는 진술과 증거가 뚜렷하게 없어 사실상 가로막힌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재명 측 “이제야 진실 밝혀져 윤석열 사죄하라”

이 같은 녹취록 보도가 쏟아지자 더불어민주당은 '그분'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윤석열 후보측이 이재명 후보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혜련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대장동 천화동인 1호 실소유자는 현직 대법관 A씨로 밝혀졌다”며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 기관의 법관인 대법관이 대장동 개발 비리의 뒤에 숨은 주인이라니 경악스럽다. 사건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백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그렇게 이재명 후보에 대해 덧씌우려 했던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었다”며 “윤석열 후보는 연일 쏟아냈던 오물과도 같은 망언들을 거두어 들이고, 이재명 후보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 수석대변인은 “여전히 윤석열-김만배-박영수로 이어지는 끈끈한 커넥션은 남아있다”며 “검찰은 돈의 흐름을 쫓는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A대법관 실명 공개하며 “이재명 파기환송 주역”

'대장동 일타강사'로 의혹제기에 앞장섰던 원희룡 윤석열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두 녹취록 보도를 들어 유동규 전 본부장과 현직 대법관 모두 천화동인 1호 주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원 본부장은 JTBC가 보도한 2020년 10월30일 분당 노래방 녹취록을 두고 “김만배가 이야기하면서 1200억이 넘는 수익을 올린 천화동인 1호 주인이 김만배가 아니라 유동규인 것을 사람들이 안다고 하는 내용”이라며 “여기서 김만배의 '그분'이 유동규일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원 본부장은 한국일보가 보도한 지난해 2월4일 녹취록을 두고 “김씨가 현직 대법관을 지칭하면서 '그분'에게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다, 조 대법관 딸이 산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그분'은 천화동인 1호 소유 여부와 관련한 '그분'은 아니다”라며 “천화동인 1호는 1200억이 넘는 수익을 올렸는데, 50억 상당의 빌라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그분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다.

원 본부장은 19일에도 올린 글에서 김씨가 말한 50억 빌라 로비 대상의 현직 대법관(A대법관)을 두고 “이재명 후보 대법원 파기환송한 주역이 바로 권순일, A대법관”이라며 “녹취록에서 김만배는 A대법관이 행정처장이라 재판에는 못들어가지만 다해주었다고 나온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이들에게 김만배가 50억씩 주려고 했다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무죄재판거래에 김만배가 100억 이상을 베팅했다는 뜻”이라고도 썼다.

이재명측 “원희룡 또 뻔뻔스런 뒤집어씌우기” 윤석열측 “검찰 이재명 수사 더 필요”

이에 이재명 측은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강병원 수석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그분'의 존재가 현직대법관으로 드러났는데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사죄하지 않고, 되레 원희룡 본부장은 궤변과 허위주장으로 억지 누명 씌우기를 재차 시도했다”며 “거짓을 거짓으로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주장으로 안간힘을 쓰는 걸 보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며 “거짓말로 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것은 더는 용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계속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까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지난 19일 서면 브리핑에서 해당 대법관이 이재명 후보 대법원 파기 환송의 주역이라는 원희룡 본부장 주장에 “'대장동 덮어씌우기'로 망신을 샀음에도 또다시 '그분 덮어씌우기'를 하며 물타기를 시도했다”며 “그러나 원희룡 본부장의 주장은 창피만 더하는 가짜뉴스이고, 저질 선동이다. 원 본부장이 제기한 해당 대법관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어서 재판에는 참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명색이 법조인 출신”이라며 “더욱이 기사 몇 건만 검색해도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원희룡 본부장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파렴치한 '그분 덮어씌우기' 시도를 당장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내놓은 논평에서 “녹취록 17개(JTBC) 종합하니 '그분' 이재명 후보 수사 필요성 더 커졌다”라고 썼다.

이 수석대변인은 베일에 가려 있던 대장동 김만배 일당의 수익 규모가 밝혀졌다며 “2020년 10월 기준으로 녹취록에 대장동 팀 총수익은 5,300억 원이라고 나온다. 분양 완료 시 수익은 더 늘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3억5000만원을 넣어 8500억원을 챙겨갔다'는 윤석열 후보 지적이 사실로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동규씨가 대장동 게이트가 불거지기 1년 전부터 후환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천화동인 1호는 김만배 명의로만 되어 있을 뿐 '주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녹취록을 보면, 천화동인 1호는 12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유동규가 뇌물로 받기로 한 금액은 700억원이니 금액부터 맞지 않으며 제3의 소유자가 더 있다는 뜻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JTBC 방송화면에 나오는 녹취록에 '120억 원 지급 → 천화동인 1호를 통해'라고 쓰여진 메모를 들어 “유동규는 약속 받은 700억 원 중 120억 원은 천화동인을 통해 받기로 했던 것”ㅣ라며 “결국, 천화동인에 남은 1080억 원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배분 받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분을 두고 이 수석대변인은 “천화동인 1호의 주인에 대한 대화 부분이 아니라 '그 분'에게 50억 원 빌라를 사드린다는 부분”이라며 “여전히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유동규의 단독 소유도 아니다. 이재명 후보의 결백이 증명된 것이 아니라 의혹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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