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춥다고 쩌저적" 200만원짜리 폴더블폰에 '이런 일이'

최근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3’의 겨울 액정 파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독자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20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추울 때는 못 쓰는 삼성 폴더블폰?”

# 직장인 H(28)씨는 최근 겨울등산을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휴대전화를 펼치는 순간 ‘파사삭’ 소리가 나더니 휴대전화 액정 곳곳이 깨져 버렸기 때문이다. 200만원 넘게 주고 산 삼성 폴더블폰이 추위에 약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액정 파손을 겪으니 수리비 걱정부터 들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신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3(갤폴드3)’의 액정 파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추운 겨울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자 저온 액정 파손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바(bar)폰과 달리, 액정을 접는 휴대전화다 보니 겨울철 추위에 필름 및 액정이 파손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출고가가 199만8700~209만7700원에 달하는 삼성 갤폴드3의 액정 수리비는 최대 94만원까지 나올 수 있다.

‘갤폴드3’ 이미지. [삼성전자]

전작인 ‘갤럭시 Z폴드2’의 겨울 액정 파손 모습. [독자제공]

갤폴드3를 이용하고 있는 H(28)씨는 최근 “기온이 영하 8도로 떨어진 야외에 있다가 휴대전화를 펼치니 ‘짝’ 소리가 나며 화면 곳곳의 필름 안에 공기가 들어갔다. 서비스센터에 가보니 필름도 액정의 일부라 필름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더라. 교체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이 깨질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 S씨는 “영하 5도 정도에 야외에서 아이들과 동영상을 찍기 위해 화면을 90도 접어 폰을 바닥에 세워놓고 얼음썰매를 탔다”며 “8분 정도 촬영한 뒤 폰을 들고 화면을 쫙 펴는데 ‘드득’ 소리가 나더니 화면 중간에 검은 띠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K씨 역시 “처음에는 가운데 힌지 부분이 ‘지지직’ 소리 나고 열리더니 그다음부터 액정이 깨지고 주변부로 번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갤럭시 폴더블폰의 액정 파손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전작인 ‘갤럭시 Z폴드2’ 출시 당시부터 영하권 추위에서 액정이 깨졌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갤폴드3의 적정 사용 온도는 0~35도, 적정 보관온도는 -10~50도로 안내하고 있어 그보다 추운 영화권 추위에서 액정이 파손됐을 시 본인에게 파손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갤폴드3’의 수리비용 안내.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전자는 이용자들이 갤폴드·플립3 시리즈를 첫 구매할 때 ‘삼성케어플러스’에 가입한 이들에게 1년 이용료 면제, 1회 화면 교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 수리비용은 내부 큰 액정을 반납할 때 58만4000원, 미반납할 때 73만1000원을 내야 한다. 갤폴드3 톰브라운 에디션은 수리비용이 각각 74만9000원, 94만원으로 더 비싸다.

갤폴드3의 액정화면은 갤폴드2와 같이 디스플레이 패널, 강화유리, 프런트가 조합된 일체형 부품이다. 이 중 디스플레이 패널과 광화 유리만 교체하는 ‘액정 단품 수리’의 경우 수리비가 일반모델·톰브라운에디션 모두 48만8500원으로, 더 저렴하다. 하지만 수리기간이 조금 더 걸릴 뿐 아니라 이 역시 갤폴드2(41만9000원)보다 7만원가량 더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수리비용이 비싸다 보니 삼성전자 서비스는 보험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Z폴드·플립 디스플레이 파손 시 수리비의 70%를 보상한다. 최초 통화일로부터 1년간, 1회 한정 제공이다.

한편 업계는 폴더블폰이 추위에 취약한 이유로 구부러지는 액정화면을 지탱해주는 접착제가 영하의 기온에서 굳어져 문제가 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h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