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대선 캠페인 과열됐다, 네거티브 멈추고 정책·비전 승부해야
(서울=연합뉴스)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15일 앞둔 가운데 양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놓고 다시 정면충돌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전에 접어든 상황에서 민주당 이 후보 측은 새로 공개된 녹취록과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등으로 '윤석열 게이트'를 주장하며 역공에 나섰고, 국민의힘 윤 후보 측은 '이재명 몸통 의혹'으로 맞불을 놓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형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의혹)을 앞으로는 '윤석열 게이트'라고 불러야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윤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송 대표는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의 주역이 바로 윤석열 중수2과장인 게 드러났다"며 "대선이 끝나더라도 특검을 통해서 반드시 실체를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TV토론에서 김만배 녹취록에 천화동인 1호 주인이 대법관으로 나온다며 자신의 결백이 증명됐다고 강변했다. 어림없다"고 쏘아붙인 뒤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사람, 유동규 본부장을 앉힌 인사권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모두 동일인이다. 그래서 이 후보가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라며 반격했다. 앞으로 2주 후면 국민의 선택을 받아 나라를 이끌어갈 유력 대선 후보들이 비전과 정책, 국가통합의 구상을 밝히는 대신 인신공격을 퍼붓는 현실에 걱정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21일 밤 TV 토론에서 이,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두고 거친 공방을 재연했다. 두 후보는 '3차 TV토론'이자 중앙선관위 주관 첫 법정 TV토론에서 대주제가 경제 분야로 지정됐지만 앞선 두 차례 TV토론보다 훨씬 수위 높은 네거티브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통화 녹취록을 열거한 손팻말을 들고나와 두 차례에 걸쳐 직접 펜으로 김씨의 녹취 내용을 일일이 가리키며 윤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김만배와 정영학 회계사의 통화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측근이고 저는 (김씨를) 10년간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으냐"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또 "거기다가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응수했고, 이에 이 후보는 발끈하며 "녹취록 끝에 (김씨가)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했다는 것, 책임질 수 있느냐.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냐"고 따졌다. 윤 후보는 "저도 언론에서 (보도가) 나와서 들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을 재차 거론하면서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하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당연히 우리 후보님을 의심하지, 시장이 전부 했으니까"라고 받아쳤다. 이어 "(녹취록은) 자기 편끼리 하는 얘기"라며 "그 사람들은 우리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 살아나갈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박빙의 대선 레이스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이처럼 선거 분위기가 과열 조짐을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TV 토론 등에서 대장동을 둘러싼 공방을 놓고 서로 자당의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자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남은 기간 정책 경쟁과 검증은 뒷전인 채 사생결단식의 비방전이 가열될지 걱정된다. 두 후보와 그 진영이 뿜어내는 독설과 설전을 하릴없이 지켜봐야만 하는 유권자들의 처지만 안쓰러울 뿐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3년째 접어드는 코로나19 재난과 이에 따른 경제 위기, 양극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과 우크라이나 위기 등 안팎으로 대처해야 할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 네거티브와 흠집 내기를 잘하기보다는 비전과 역량을 갖춘 리더가 대한민국호의 키를 잡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각 후보는 명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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