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자금책' JTBC보도 파장 어디까지

조현호 기자 2022. 2. 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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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수사기록-녹취록 단독보도 남욱 '수사관이 그냥 사건 덮어' 여 "특검해야"
이양수 수석대변인 "윤 후보 전혀 관련 없어" 윤 녹취내용 알았나 묻자 나온 답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수사했던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대장동 개발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가 회사돈을 빼돌리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처벌받지 않은 배경을 두고 'A검사장이 수사관에 전화했고, 수사관이 사건을 덮어줬다'는 JTBC의 녹취록 보도가 나와 진위여부가 주목된다.

윤석열 후보 측은 이 사건과 윤 후보가 관련이 없고, 당시 개별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특검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JTBC는 지난 21일 저녁 뉴스롬 '[단독] 대검 중수부 처벌 피했던 '대장동 자금책'…정영학 녹취록서 등장'에서 수사기록과 녹취록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JTBC는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은 저축은행이 빌려준 1805억원을 끌어온 건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로, 당시 조씨는 그 대가로 10억원 이상을 챙겼고, 회삿돈 90억원을 빼돌리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소개했다. 그런데도 조씨가 2011년 시작된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의 2차례 수사에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아 검찰이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에 JTBC는 수사기록에 들어있는 남욱 변호사의 지난해 11월 검찰 진술 내용을 보면, 남 변호사와 김만배, 조우형이 두 번째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는데,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고, 조우형은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JTBC가 지난 21일 저녁 뉴스룸에서 정영학 녹취록과 수사기록을 토대로 부산저축은행 대출브로커 조우형씨가 왜 처벌을 피했는지를 보도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 갈무리

JTBC는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었다며 “지난해 10월 취재진이 만난 조 씨는 그땐 대장동과 관련된 질문은 없었다고 말한다”고 조씨와 인터뷰 내용을 방송했다.

조씨는 2013년 중앙지검과 수원지검에서 또 다른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같은해 7월 2일,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통화 녹취록에 수사관이 조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JTBC는 남 변호사가 예금보험공사 고발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 “수사관이 그냥 덮어줬다. 아예 터놓고 덮어줬다” “만배 형이 고생을 많이 했다. A 검사장이 직접 수사관에게 전화했다”고 말한 녹취록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가 수사관에게 “우형이도 빼줘라”라고 말하니까 “무혐의로 종결하겠다. 다신 안 부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라고 JTBC는 전했다.

조씨는 실제로 2013년 조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로 2015년엔 징역형을 받았다.

이를 두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땅을 매입하는 데 썼던 종잣돈 1800억원은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이라며 “그 1800억 초기 투자금 부실 수사의 주범이 바로 윤석열이라는 사실이 JTBC 등에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이재명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조우형씨의 대장동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변해왔다는 점을 들어 “그러나 녹취록상에 남욱의 발언과 검찰 진술에 따르면, 그것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부실 수사의 증거와 정황은 모두 주임검사 윤석열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우 선대본부장은 “이제야 '내 카드면 윤석열은 죽는다',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 죽는다'라는 김만배의 말도 이해되고, 김만배의 누나가 윤석열 후보 부친의 집을 사준 이유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우 선대본부장은 “화천대유 비리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라며 “국민의힘에 곧바로 특검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JTBC가 지난 21일 저녁 뉴스룸에서 보도한 정영학 녹취록에 수사관이 조우형씨의 사건을 덮어줬다고 했다는 대목. 사진=JTBC 뉴스 갈무리

윤석열 후보측은 해당 사건이 윤 후보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양수 윤석열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JTBC의 부산저축은행 수사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내어 “당시 부산저축은행이 차명법인을 세워 부동산업에 직접 투자한 배임 혐의가 발각되어 처벌된 사안”이라며 “단순히 PF대출을 해 줬다고 하여 바로 수사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조우형씨를 두고 “대검에서 뇌물 전달 과정에 관여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을 뿐이므로, 대장동 사업 관련 질문을 받을 여지가 없었다”며 “윤석열 후보는 당시 중수2과장으로서 130여명의 수사팀을 이끌고 있어, 개별 참고인 조사를 직접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봐주기 수사 의혹이 터무니없음을 국민 앞에 다시 한 번 명백히 밝힌다”며 “만약 변호인이든 그 누구의 청탁이든 받았다면 조씨와 인척간인 부산저축은행 회장에 무기징역을 구형할 리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수사관이 덮어줬다'는 남욱 변호사의 발언이 나오는 녹취록과 관련해 이 수석대변인은 “예금보험공사 고발로 진행된 이 사건은 윤석열 후보와는 아예 무관한 것으로, 윤 후보가 그 사건에 관여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수석대변인은 제보받은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남욱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가 윤석열에게 어떠한 부탁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부분도 함께 공개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어 이날 오후 4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이 문제를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뜬금없이 부산저축은행 물타기 의혹을 제기하고, 남욱이 '수사관이 덮어줬다'는 녹취록을 들어 부산저축은행 사건 거론한다”며 “지난해부터 녹취록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녹취록 유출 경위에 의심을 제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우상호 선대본부장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내용이 들어있는 녹취록을 공개한 것을 두고 “수사팀만 갖고 있는 것을 선거가 임박해 민주당 선대본부장에게 김만배 일당이 윤석열 부분만 제보하는 의도가 뭐냐”고 했다. 이런 행위가 윤석열 죽이기이며 윤 후보는 김만배와 친분이 전혀 없다고 이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이 수석대변인은 JTBC가 공개한 녹취록 내용 가운데, 조씨 사건을 수사관이 덮어줬다는 부분, A검사장이 직접 수사관에게 전화했다는 부분의 내용이 사실인지, 윤 후보가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중수1과장으로 알고 있었는지, 당시 사건이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를 묻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논평과 브리핑 내용을 참고해달라고 했다. 몇 차례 더 질의하자 이 수석대변인은 녹취록 관련 제보를 받은 선대본부 공보단에 문의하라고만 했고 더 이상 답변하지 않았다.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에 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 SNS메신저 등을 통해 질의했으나 아직 연결이 되거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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