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피해 서부로 피란 행렬..현금인출기·주유소 앞 장사진

러시아의 침공이 개시된 24일, 우크라이나 국경지역 주민들은 피란길에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24일(현지시간) 새벽부터 포성이 울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는 주민들이 속속 피란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선언했고, 오전 5시께부터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는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이 목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키예프에서는 도시를 빠져나가는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시민들에게 중요한 이유가 없다면 최대한 집에 머물라면서도 피란을 떠나야 할 경우를 대비해 짐을 꾸려놓으라고 당부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동, 북, 남쪽 3면에서 공세를 펴고 있다. 이를 피해 서부로 떠나려는 인파가 몰리며 주요 도로가 교통 체증으로 마비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서부 중심 도시 리비우로 향하는 주요 4차선 도로에서는 밀려든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수십㎞까지 늘어질 정도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한 주유소에 기름을 사려는 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AP연합뉴스

뒷좌석에 세 살 된 딸을 태운 채 교통 체증으로 발이 묶여 있던 한 운전자는 "푸틴이 우리를 공격했고, 전쟁이 시작됐으니 떠난다. 공습이 두렵다"면서 일단 키예프를 탈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차가 없는 시민들은 공항과 버스 정류장 등을 찾았지만, 피란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공항을 찾은 한 주민은 "오늘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로 가려고 했는데 비행편이 전부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한 우크라이나인이 24일 러시아의 침공 반대 시위 도중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피를 하기 전 현금을 챙기려는 이들로 현금인출기 앞은 길게 줄이 늘어섰다. 시내 슈퍼마켓과 식료품점에는 식량과 생필품을 사러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