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마지노선..尹·安 수도권 유세 잡힌 26일에 움직이나

최민지 2022. 2. 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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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는 모습. 두 후보는 25일 TV토론을 앞두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뉴스1


투표용지 인쇄를 3일 앞두고(25일 기준) 야권 후보 단일화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두 가지 돌발 변수가 고개를 들었다. 지지율과 이준석이라는 변수다. 지난주만 해도 우위를 보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 상당히 좁혀졌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한 이준석 대표의 공세는 제동이 걸렸다. 야권 일각에선 윤 후보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단일화 논의가 급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에 국민의당 측은 “목표는 완주”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는 있다.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조사에서 격차가 좁혀지거나 접전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의 22~23일 전화면접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 39.4%, 윤 후보 40.2%로 0.8%포인트 차이였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MBC의 22~23일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은 39.6%, 윤 후보는 41.9%였고, 전화면접 방식의 21~23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 후보 37% 윤 후보 39%로 격차가 지난주 9%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좁혀졌다.

2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22~24일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 후보 38% 윤 후보 37%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1%포인트 차이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후보는 4%포인트 상승하고, 윤 후보는 4%포인트 하락했는데, 안 후보는 1%포인트 상승한 12%를 기록했다.
(※인용된 여론조사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 참고)

양강 후보의 오차범위 내 접전 속에 안 후보가 1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결과가 잇따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자강론보다는 단일화론에 다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자력 승리를 외치던 이들이 조금 머쓱해진 상황”이라며 “윤 후보도 안 후보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 뒤…이준석, 안철수 공격 자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9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테크로폴리스 엠스퀘어 광장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화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히는 이준석 대표는 안 후보를 겨냥한 조롱성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2일만 해도 페이스북에 안 후보를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23일에는 “안 후보 측에 배신자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해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본부장과 정면충돌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사감을 뒤로 해야 한다”(권영세 선대본부장)는 지적이 나오는 등 우려가 쏟아지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우리 후보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 대표로서 묵과할 수 없었다”고 안 후보를 향한 공세 이유를 해명했지만, 이전과 같은 감정적 공격은 없었다. 국민의힘 선대위 인사는 “이 대표도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안 후보를 때리기보다는 선거 운동에 주력하기로 뜻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에는 국민의힘 선대위 고위 인사가 안 후보 측에 연락해 이 대표의 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힘을 합칠 방안을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하자”는 취지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두 후보는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오후 8시부터 진행되는 TV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양당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도 돌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미 투표용지 인쇄(28일) 전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서 낮은 자세로 안 후보 측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당내 인사 상당수가 이번 주말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安측 “尹 지지자 문자 폭탄에 安, 전화도 못 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윤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이 쏟아져 안 후보가 휴대전화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최근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에서는 윤 후보가 다시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방법 등이 논의됐고,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자택이나 유세 장소를 윤 후보가 직접 방문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고 한다. 다만 자택 방문 등에 대해 안 후보 측에서는 “여론조사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현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방문하는 것은 안 후보 입장에서는 단순한 압박으로 느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두 후보의 회동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양측이 사전에 조율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민의당 측에선 여전히 강경한 완주 의지가 감지된다. 이날 국민의당 관계자는 “일부 윤 후보 지지자들의 ‘단일화 하라’는 문자폭탄이 안 후보에게 쏟아져 전화도 제대로 못 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측과 무슨 논의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에도 단일화를 압박하는 연락이 쏟아진다고 한다. 국민경선 여론조사에 대해 양측의 이견을 해소하지 않고는 회동 성사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날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론조사 말고도 국민의당을 예우하면서 힘을 합칠 방법이 많을 것”이라고 했지만,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의 유일한 제안은 여론조사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 측과 단일화 물밑 접촉을 벌였던 국민의힘 인사는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고 이 대표와 안 후보 측이 충돌한 뒤 개별 인사들이 함부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안 후보 측에 여전히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분위기가 남아 있어서 결국 두 후보가 직접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토요일인 26일 수도권 유세 일정을 잡았다. 윤 후보는 오전에는 인천, 오후에 서울 양천·구로·은평구 등을 돌 계획이고 안 후보도 서울 강남 일대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최민지ㆍ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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