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이 우크라 탓? 李 발언에 글로벌 넷심 분노

문지연 기자 2022. 2. 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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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커뮤니티에 토론 영상 공유
우크라 네티즌들 "일본 침략은 한국 탓이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우크라이나 초보 정치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해외 네티즌들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네티즌은 “한국의 푸틴이 되려는 거냐” “일본 침략이 한국의 탓이라고 말하라”며 격분했다.

앞서 이 후보는 25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어서, 나토(NATO)가 가입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해당 발언은 곧바로 야권의 비난 여론을 불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구한말로 가면 일본의 침략 원인을 고종과 조선의 무능이라고 칭하면서 의병으로, 독립군으로 싸우는 우리 조상들을 훈계할 생각이냐”며 “적어도 정치 지도자는 상인이 아니라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이 후보의 인식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자 국제 질서 근간을 흔드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이 후보의 안보관은 왜곡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이 후보 관련 글. /레딧 홈페이지

이 후보를 향한 질타는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레딧에는 이 후보의 발언이 나왔던 토론회 영상 일부와 함께 “한국의 민주당(여당) 대통령 후보는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 후보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주장하며 “아돌프 히틀러의 침공이 폴란드의 잘못이고 일본의 침략이 한국의 잘못이라는 말이냐” “성폭행의 원인이 짧은 치마를 입은 탓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한국의 대선 정국을 언급한 뒤, 이 후보가 정치 경력이 짧은 윤 후보를 겨냥하려는 의도를 담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도 똑같은 공격을 당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자’라 부르고 윤 후보와 동일시 해 조롱하려 했으나 역효과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코미디언 겸 배우 출신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지도자’로 표현하며 그의 지도력을 폄하한 것에 불편함을 드러낸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젤렌스키는 미국의 대피 제안에도 우리 국민과 함께 수도 키예프에 남아있다”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북한이 쳐들어왔을 때 한반도에 남아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은 “아마 가능한 첫 번째 기회에 도망가지 않겠나” “전쟁이 나면 군대를 지휘하는 대신 미군 벙커로 도망치는 사람이 될 거라고 예상한다”며 비꼬는 댓글을 달았고 “젤렌스키는 이 후보보다 더 많은 공을 가지고 있다” “젤렌스키는 우리와 함께하는 우리 대통령이다” 등의 글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이 후보는 자신이 한 말의 의미에 대해 잠시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대선후보의 발언이라니 상당히 실망스럽다” “너무나도 무례한 발언이다” “끔찍할 정도로 무지하다” “한국인들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계속됐고 일부는 원색적인 욕설을 포함해 글을 쓰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약 6시간 만에 3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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