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차만 골라 박살낸다..저력의 우크라 '어둠속 비밀병기'

김홍범 2022. 2. 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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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미국산 재블린 대전차 유도 미사일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네티즌들이 공유 중인 '성스러운 재블린 미사일'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 [트위터 캡처]

로이터통신‧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예상 밖의 강한 저항에 막혀 진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미국의 국방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인 상황이고, 러시아는 지난 24시간 동안 승리를 위한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특히 북쪽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총공세를 펼쳤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혀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러시아는 공중을 장악하고 기계화 전력으로 수도 키예프를 고립시킨다는 계획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우려 속 우크라이나 군이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런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큰 힘을 보태는 건 서방으로부터 획득한 무기 체계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018년부터 미국에서 도입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은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으로 불린다. 재블린은 발사기를 포함한 길이가 1.2m에, 무게는 22.3㎏의 대전차 미사일로 목표물을 조준해 발사하면 미사일이 알아서 타격하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이다.

재블린 미사일은 발사 후 강한 후폭풍으로 위치가 발각되기 쉬운 다른 대전차 화기들과 달리, 2단계 추진 체계를 통해 발사 후 먼저 4m 정도 튕겨나간 뒤 재점화해 날아간다. 높은 곳에서 탱크의 상부를 공격하는 ‘탑 어택’(Top-Attack)도 가능해 개전 이전부터 러시아 전차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대응 무기로 꼽혔다. 전차는 상단 부분이 취약점이다.

미사일 한 발당 8만 달러(약 9600만원)나 나가는 비싼 가격이 문제지만, BBC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재블린 미사일을 포함해 대공 시스템‧방탄복 등 3억5000만 달러(약 4216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네티즌이 트위터에 올린 NLAW 환영 트윗. 비틀스의 'All We Need is Love'에 빗대 만들었다.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인들은 성경 속 성녀인 막달라 마리아가 재블린 미사일을 안고 있는 사진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하며 “정의를 믿고 함께한다면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는 등의 문구를 게재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이처럼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이후 서방으로부터 구매하거나 지원받은 무기들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으로 만들며 항전 의지를 다지는 이들이 많은데,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을 모으는 웹사이트에는 해당 밈으로 만든 옷‧깃발‧스티커가 판매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네티즌들은 영국이 지원한 차세대 경(輕) 대전차 무기 NLAW(Next generation Light Anti-tank Weapon)에 대해서도 유명 밴드 비틀즈의 명곡 ‘All You Need Is Love’에 빗대 ‘All We Need is NLAW’라는 패러디를 공유하기도 했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주민들이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손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러시아군이 26일 기준 군인 3500명‧탱크 102대‧전투기 14대‧헬기 8대의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도 적극적인 항전에 나서고 있다. BBC는 “교사‧변호사‧주부 등이 풀밭에 웅크리고 앉아 화염병을 만들고 있다”며 “일부는 망치나 칼을 들고서라도 싸우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차이가 여전히 “다윗과 거인 골리앗의 전쟁 수준”(CNN)이라는 평가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2021년 군사비 지출은 47억 달러(약 5조 6612억원)로 러시아(458억 달러, 약 55조 1661억원)의 10분의1 수준이다.

다윗과 골리앗.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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