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법조 카르텔 의혹 확산, '내 이름도 설마..' 바짝 긴장한 서초동

허진무 기자 입력 2022. 2. 2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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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재연 “허위 사실” 회견 이어
양승태 “오해 말라” 문자 보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피고인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녹취록에 언급된 전·현직 대법관들이 잇달아 김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의 내용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내 이름도 나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녹취록에서 김만배씨가 ‘되게 좋으신 분’이라고 언급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 24일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씨와의 친분을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저는 김만배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고 등산을 같이한 적은 더더구나 없다. 김만배의 녹취록 기재는 완전 허위이니 오해 마시기를 바란다”며 “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지만 별 시답지 않은 사기꾼의 거짓말 하나를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것으로 보일 염려도 있어 참고 있다”고 적었다.

김씨는 녹취록에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했다)” “대법원장님이 또 황매산 가려고 그래서 내가 아, 그때는 부탁할 게 없어”라고 말했다.

김씨가 ‘그분’으로 언급한 조재연 대법관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조 대법관의 딸에게 고급 빌라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는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다, 그래서 그분 따님이 살어”라고 말했다. 대법원 출입기자단은 지난 24일 법원행정처를 통해 조 대법관과 가족의 주민등록초본, 세금납부내역, 거주지 등기부등본 등을 요청했다.

당사자들이 극구 부인하고 김씨 측도 녹취록 내용의 상당 부분이 수익금 분배 문제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과장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법조 카르텔’ 의혹은 확산하고 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돈 안 받는 건 ○○○하고 △△△뿐이 없어. 공수처 생기면은 다 위험해, 모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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