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단일화 일지 공개에 반발 "수사기관 허위조서 보는 느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까발려, 손목 잘려나간 불쾌감..공동인사권, 합의아닌 제안"
"尹·국힘 '이중플레이'로 불신 쌓여"..단일화 재개 가능성 부정적

이태규, 단일화 결렬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과의 단일화 결렬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2.28 [공동취재]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이은정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28일 국민의힘이 전날 단일화 협상 경과와 일지를 공개한 것에 대해 "마치 수사기관의 허위조서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까발리는 것은 정치 도의와 윤리에 어긋난다"며 이같이 반발했다.

이 본부장은 "제발 단일화 손을 잡아달라고 간청해서 저는 선의를 가지고 손을 내밀었다가 마치 그분들이 오히려 제 손목을 내리쳐서 제 손목이 잘려 나간 그런 불쾌감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이 본부장이 각자 후보로부터 전권을 받아 협상했다고 밝혔지만, 이 본부장은 "제가 전권을 갖고 협상하거나 그런 자격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인수위 단계부터 공동 인사권 행사 등을 제안했고 이를 안 후보도 수용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서도 합의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인수위 문제, 행정부 운영 문제, 정당 간의 문제, 합당에 대해 윤 후보가 가진 구상을 저희가 들은 것"이라며 "들은 내용을 제가 돌아가서 안 후보께 말씀드린 것이지 합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 측은 여론조사 경선은 못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자기들은 어떻게든지 여론조사 경선만은 빼달라는 입장이었고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은 단일화하는 아주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고창 전통시장 찾은 안철수 (고창=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전북 고창군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2.28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 본부장은 또 "윤 후보 측은 단일화를 이야기하고 국민의힘은 흑색선전을 하는 이중플레이(를 했다)"며 이 때문에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이후 일주일 동안 일언반구 단일화 관련 답변이 없었을 뿐 아니라 국민의당이 (유세차 사고로) 불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후보 사퇴설, 선거운동 중단설, 경기지사 대가설 등 가짜뉴스를 만들어 뿌리며 흑색선전을 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복합적으로 쌓였다"고 설명했다.

또 두 후보가 만날 명분을 확보하려면 이런 행태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안 후보가 사과의 내용이나 여러 부분, 기존에 밝혔던 여러 구상을 종합했을 때 불충분하다,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윤 후보의 만남 요청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요구가 충족되면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어제 국민의힘이 그렇게 나선 데 대해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거의 공개적으로 밝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협상 재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민주당과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측에서 접촉을 많이 요청해온다"면서도 자신이 아는 한 안 후보나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정식으로 접촉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본부장은 국민의힘이 공개한 협상 일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먼저 연락했다고 했지만, 이 본부장은 "최진석 위원장은 윤 후보님의 말씀을 주로 들어올 뿐 어떤 선제안도 내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국민의당 협상 채널로 언급한 인명진 목사와 신재현 상임고문에 대해 "안 후보가 공식적으로 협상 관련된 일을 하지 말아 달라고 자제를 요청한 분들"이라고 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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