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논란 재점화에 국힘 내부서도 곤혹

이지율 2022. 2. 28. 19: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장제원 '전권' 이어 권성동 '지역예산'까지
국민의힘 '비선' 논란 일면서 여권 공세
당내서도 "후보에 도움 안 돼" 비판

[강릉=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강원도 강릉 월화거리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야권 단일화 협상이 무산되자 마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이 재점화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핵관' 논란에 휩싸였다가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장제원 의원에게 단일화 협상 전권을 부여했다고 밝히면서다. 나아가 권성동 의원이 '윤핵관'을 강조하며 '지역 사업과 예산을 좌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선거 막바지에 불필요한 비선 논란을 자초하며 '국정농단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尹, 장제원에 단일화 협상 '전권' 부여 공개…'비선' 논란 점화

윤석열 후보는 지난 27일 야권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하면서 자신이 전권을 준 협상 실무자가 장제원 의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의원이 실무자가 된 이유에 대해 "장 의원의 매형이 카이스트 교수로 (과거 카이스트 교수였던)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어 의사전달이 편하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안 후보도 장 의원을 협의 채널로 하는 거에 대해 동의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과거 부친이 항암 치료를 받을 때 안 후보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여러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윤핵관'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을 의식한 듯 안 후보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장 의원은 지난해 8월 윤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상황실 총괄실장을 맡는 등 핵심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윤핵관'으로 거론 돼 온 인물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12월 '윤핵관' 문제로 윤 후보와 갈등을 빚을 당시 장 의원을 '윤핵관'이라고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대선 경선 직후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후 현재까지 선대본부 내 장 의원의 직책은 없는 상태다.

이같이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공언했던 장 의원이 야권 단일화 협상에서 전권을 부여받아 협상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은 "겉으로는 윤핵관을 뒤로 놓는다고 해놓고 중요 결정은 전부 윤핵관을 통해서 했다는 것"이라며 공세를 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국민을 우롱하고 속인 것"이라고 했고 강병원 민주당 대변인도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갈등 과정에서 윤핵관을 퇴진시켰다고 약속했지만 윤 후보의 약속은 말짱 거짓말이었고 국민을 기만해왔다"고 공격했다.

당내에서는 일단 '윤핵관' 논란을 차단하며 장 의원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윤핵관' 문제를 지적하며 장 의원과 공개 설전까지 주고 받았던 이준석 대표는 28일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안철수 대표 쪽에 신뢰할 만한 인사를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건 문제 없다고 본다"고 장 의원을 감쌌다. 이어 "장 의원도 우리당 의원"이라며 "후보 지근거리에서 중요한 선거결정과정에서 영향을 끼치면 '윤핵관'인데 장 의원 같은 경우는 이번에 특임을 맡은 거 아니겠나. 저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날 윤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이 '윤핵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면서 당내 여론 또한 급속도로 나빠졌다. 권 의원 자신이 '윤핵관'임을 강조하고 나서면서다.

권성동, '윤핵관' 자처하며 "대통령과 관계가 예산 좌우”…당내 "후보에 도움 안 돼"

[동해=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강원도 동해 천곡동 동해시청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8. photo1006@newsis.com

권 의원은 이날 강원도 동해시 천곡회전교차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제 별명이 '윤핵관인 거 알고 계시지 않느냐"며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제 '윤멀관'이라며 해당 유세 지역 의원인 이철규 의원을 '새 윤핵관'이라고 추켜세웠다.

권 의원은 나아가 "모든 것은 다 인간관계다. 법과 원칙도 있지만 예산 사업하고 지역 예산 확보하고 하는 것은 결국 지역구 의원이 힘이 있느냐 없느냐, 대통령과 인간관계가 좋으냐 나쁘냐, 그리고 행정부 공무원들이 이철규 의원한테 잘 보이는 게 유리하냐 불리하냐에 따라서 지역 사업과 예산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애써 축소한 장 의원의 '윤핵관' 논란에 권 의원이 불을 지폈다는 반응이 나왔다. 불필요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대선에서 전혀 꺼낼 이유가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철규 의원한테 힘을 실어달라고 해야 하는 선거가 아닌데, 자신들이 어떤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전혀 과시할 필요가 없는 선거"라며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할 정도로 모든 걸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만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애교 수준을 넘었다"며 "지역 유세를 가면 후보와 친하다고 강조하며 지역 지원 사업 해결 능력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중앙 정치와 관련된 발언을 하면서 그걸 내세우는 건 전체적인 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당이 국정농단 이미지가 있지 않느냐"면서 "(비선 논란을 야기할)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쓴다는 것 자체가 선거를 며칠 안 남겨두고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도 "핵심 관계자는 어느 곳에나 다 있다. 이 의원이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선대본부 내 요직을 맡았으니까 (권 의원이 이 의원을 '새 윤핵관'으로 소개한 게) 원론적으로는 맞는 얘기"라면서도 "지역구 의원에게는 도움 되겠지만 후보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편한 발언들이다. 이제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l2@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