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日 역사 앞에 겸허해야..한반도 평화 위한 대화 지속"(종합)

김상훈 기자,조소영 기자 2022. 3. 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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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 "日 선진국 리더십 갖길 진심 바라"
"100년 전 고통 되풀이 안돼..대화·외교로 한반도 비핵화 이룰 것"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을 맞아 일본 정부를 향해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거행된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한일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조들은 3·1 독립운동 선언에서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을 극복하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며 "지금 우리의 마음도 같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 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다"며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었다. 임시정부 산하에서 마침내 하나로 통합된 광복군은 항일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5년 11월 고국으로 돌아온 임정 요인들은 분단을 막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았다.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됐다"며 "우선 우리가 이루어야 할 일은 평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의 평화에 취약하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다. 평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또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며 "우리는 100년 전의 고통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평화를 통해 민족의 생존을 지키고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평화 속에서 번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정부가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5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길을 개척했다. 위기 극복을 넘어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3월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2021.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어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코로나 터널을 헤쳐 간 일등 공신이었다. 방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4% 성장률을 달성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 시대를 열었다"며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지속적으로 개선돼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도 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료진과 방역진, 공동체의 필수노동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일일이 감사를 표하며 "우리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국민들이다. 국민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임기가 다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됐다"며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은 대한민국이 수준 높은 문화의 나라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 백범 김구 선생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까마득한 꿈처럼 느껴졌던 일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해내고 있다. 한 세기 전, 선열들이 바랐던 꿈을 이뤄내고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TS로 인한 K-팝 열풍, 영화 '기생충'의 칸·아카데미 석권, '오징어게임' 등 한국 드라마의 흥행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 문화예술을 이처럼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다. 차별하고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문화예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문화를 개방했다"며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은 역대 민주 정부가 세운 확고한 원칙이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안에서 넓어지고 강해진다"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문화예술은 끊임없이 세계를 감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며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이 열린 장소이자 개관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관련해 "취임 첫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약속한 데 이어 그해 중국 방문 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경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선열들께 다짐했다"며 "그 약속과 다짐이 드디어 이루어졌다"고 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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