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개사과' 이어 '귤'로 우크라 응원.."오렌지 혁명" 해명

與 "국가적 망신까지 사고 있다" 비판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글을 남기며 낙서가 되어 있는 귤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에 여당 측은 “응원인지 장난인지 모를 트윗을 올렸다”면서 맹비난에 나섰다.

1일 윤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We stand with Ukraine.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귤 사진을 하나 게재했다.

귀처럼 보이도록 양 끝으로 껍질이 까져 있는 귤엔 검은색 펜으로 화난 듯한 표정이 그려져 있다.

(사진=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트위터)

그러나 논란을 인지한 듯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5분쯤 해당 게시물을 게재한 지 3시간여 만에 삭제했다.

호주 공영 ABC방송 소속의 스티븐 지에지츠 기자는 해당 글을 공유하며 “한국 대선 경선의 선두 격인 보수(정당) 후보의 이러한 수고는 정말 어리둥절하다”고 언급했다.

영국 출신 프리랜서 라파엘 라시드 기자도 “그의 계정은 동물 애호가에게 어필하기 위해 귀여운 애완동물 사진을 올리는 팀이 운영한다. 전쟁에 귀여운 것 같은 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보여준 일반 지식의 수준을 볼 때 그가 오렌지 혁명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오렌지 혁명은) 지금의 위기와 다르다. 현 상황은 전면적인 침공”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거센 비판이 일자 국민의힘 선대본부 측은 “‘오렌지혁명’을 떠올리며 실무자가 응원하고자 올렸지만 국내 정치에 활용될 우려가 있어 삭제했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오렌지 혁명’은 2004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때 야당을 상징하는 오렌지 색으로 여당의 부정 선거를 규탄하여 결국 재선거를 치르게 했던 시민 혁명을 말한다.

이날 민주당 전용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는 응원인지 장난인지 모를 트윗을 올렸다”며 “‘개사과’ 당시에도 깊은 반성은 없었나 보다. 이젠 국가적 망신까지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논란이 일자 (게시글을) 바로 삭제했다. 제 발 저린 것”이라고 비꼬면서 “참혹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해야 함에도 대한민국의 대선 후보가 이런 상식 밖의 메시지를 낸 것에 경악할 따름”이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