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도시 진입·점령 작전 시작됐다..다급한 우크라, 서방에 호소(종합3보)

정윤영 기자,김지현 기자,김현 특파원,박병진 기자,김민수 기자 2022. 3. 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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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제2도시 하리코프·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손아귀에..벨라루스 곧 참전
성과없던 회담 종료, 2차 회담은 연기 전망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워싱턴=뉴스1) 정윤영 기자,김지현 기자,김현 특파원,박병진 기자,김민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일(현지시간)로 7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러시아 군이 주요 도시에 진입하면서 우크라이나 점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예상보다 거센 저항에 진격 속도가 둔화한 러시아군은 최근 군사전략을 민가로 본격 전환, 목표물이 군사·보안 시설에서 병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벨라루스 군이 이르면 이틀 내 러시아 편에서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만큼, 우크라이나의 함락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13명을 비롯해 최소 136명이 숨졌다고 이날 발표했는데, 실제 피해자 수는 보다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러 공수부대, 우크라 '제2도시' 하리코프 진입…벨라루스軍, 지원사격 예고

이날 러시아 공수부대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리코프(우크라어로 하르키우)에 진입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성명을 통해"러시아 공수부대가 하리코프에 진입해 지역 병원을 공격했다"면서 "침략자들(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로 불리는 하리코프에는 인구 14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민들 대부분은 러시아어를 구사한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인 헤르손의 이고르 콜리하예프 시장은 간밤에 러시아군이 기차역과 항구를 장악했다고 알렸다.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흑해와 드니프로강이 만나는 지역에 있는 중요 항구도시다. 우크라이나 조선산업의 본거지이며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되자 크림반도로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크림반도에서는 약 90km 떨어져 있다.

앞서 전날 러이사군은 헤르손 외곽에 검문소를 설치하면서 도시를 포위했으며,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식료품을 비롯한 물자 반입에 난항을 겪었다.

그간 우크라이나 시민을 '나치 정권서 보호하겠다'는 구실로 침공을 핑계 삼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우크라어로 키이우), 제2의 도시 하르키우와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에서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포격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벨라루스 군이 이르면 이틀 내로 러시아 편에서 지원사격에 나설 전망이다.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앞으로 2~3일 내에 벨라루스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역시 "조만간 벨라루스군이 러시아 침략자들을 지원할 수 있다"면서 지난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벨라루스 영토에서 군사 및 민간 목표물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키예프에서 로이터 통신·CNN과 인터뷰를 갖고 “러시아는 추가 협상을 위해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폭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젤렌스키, 외교 전술 병행, 서방, 추가적인 대러 제재 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 대표단은 지난 28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에서 1차 회담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2차 회담을 약속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포격이 멈춰야 2차 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외교적 해법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중재 역할을 자임한 터키 측 역시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2차 회담은 며칠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신청했는데, 그는 EU 회원국들에게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라"며 신청 승인을 압박하기도 했다.

서방국들은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대러 제재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은 가장 강력한 '경제제재'로 알려진 국제결제시스템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비행 금지 조치도 내렸다. 이밖에 영국은 러시아 선박에 대한 금지 명령까지 내렸고 캐나다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될 경우 지속해서 추가 제재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제재를 통해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피력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해 세계 리더들은 추가 제재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와 관련해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금융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주식 시장이 30% 이상 폭락한 러시아는 최근 산업이 망가지며 경제가 후퇴하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침공에 앞서 각오한 바가 있겠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에 초조함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서방국의 고강도 경제 제재에 러시아의 일반 국민들까지 루블화 붕괴 등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부에서도 반전 시위가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또한 러시아 지도부에게 압박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갖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한국 등 자유세계가 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바이든 "푸틴, 심각히 오판, 높은 대가 치를 것"…취임 후 첫 국정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하게 오판했다며 장기적으로 높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내내 푸틴 대통령을 '대통령(President)'이라는 존칭을 쓰지 않고 '푸틴'이라고만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의사당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국정연설(연두교서)에서 "6일 전 푸틴은 자신의 위협적인 방식으로 (자유 세계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유세계의 근간을 흔들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는 심각하게 오판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 대통령)는 우크라이나로 굴러들어 갈 수 있고, 세계를 가볍게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신 그는 상상도 못한 힘의 벽을 만났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부터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대담무쌍과 용기, 결단력은 전 세계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연설을 보기 위해 참석한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일으켜 세우면서 "오늘 밤 이 회의실에서 우크라이나와 세계에 확실한 신호를 보내자.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독재자들이 그들의 침략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을 때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한다는 교훈을 배웠다"면서 "그들은 (혼란을 위해) 계속 움직인다. 그리고 미국과 세계에 대한 비용과 위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교통부와 연방항공청(FAA)은 러시아 항공기와 항공사의 미국 영공 진입 및 이용을 차단하는 명령을 현지시간으로 2일 밤 12시부터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 명령에 따르면 미국 영공에서 러시아인과 어떤 형태로든 관련된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금지된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모든 상업용 비행기나 기타 민간 항공기를 미국 영공에서 실질적으로 금지한다"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시청 앞 광장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차량이 보이고 있다. 2022.03.01/news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국제 왕따' 전락한 러, 경제·정치 고립 심화

이미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한 푸틴과 러시아를 향한 정치적·경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인권유린을 비판하면서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의 핵심 원칙들을 무시하며, 인권과 인도주의의 위기를 만들어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획적이고, 이유가 없으며, 정당하지 않은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제사법제판소(ICJ)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집단학살(genocide·제노사이드) 혐의와 관련한 공개 청문회를 실시한다.

ICJ는 전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오는 7일부터 이틀간 헤이그 평화궁전에서 러시아의 집단학살 범죄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 위반 혐의에 관한 청문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화상 연설을 시작하자 각국 대사와 외교관들이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밖에도 애플과 나이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내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

애플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수출을 중지하고 애플페이 등 다른 서비스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나이키는 웹사이트와 앱을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제빙상연맹(ISU)은 모든 러시아와 벨라루스 스케이트 선수들의 국제 경기 출전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우크라 침공 6일차, 탈출 행렬 68만명 육박…"21세기 대탈출"

한편, 러시아의 침공 후 6일간 68만명이 고국인 우크라이나를 버리고 이웃 나라들로 탈출한 것으로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집계했다.

인구 4000만명 안팎의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국민들의 인근 국가로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난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폴란드, 그 다음으로 약 9만명이 헝가리로 건너갔다.

필리포 그랜디 UNHCR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인근 국가로 넘어간 사람이 67만7000명에 달했다"면서 "우리는 이번 세기 유럽에서 가장 큰 난민 위기가 될 수 있는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UNHCR은 인근 국가의 도움을 받게 될 우크라이나 난민이 총 400만명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고 EU 위기관리 담당위원은 이 수치가 7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일(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수용 시설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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