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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 제재 '늦은' 정부.. 美, 대중 제재 땐 '더 큰 부담'

노민호 기자 입력 2022. 03. 02. 16:04 수정 2022. 03. 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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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외 리스크 관리 '허점' 드러내
전문가 "미중 경제전선 확대되면 '어려움' 겪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뒷북' 참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 정부는 향후 중국이 러시아에 '제재 우회로'를 제공할 경우 대중국 제재 카드도 불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우리 정부의 기민한 대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전략물자', 즉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차단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및 기업들과의 협의를 거쳐 '비(非)전략물자', 구체적으로 반도체 등 첨단소재·장비를 중심으로 대러 수출 통제를 적용할 품목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우리 정부는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미국·유럽의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배제 조치에도 동참하고, 러시아 국고채 거래도 제한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러 독자 제재조치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면서 국제사회의 규탄 여론이 커진 데다, 각국의 제재조치 또한 앞 다퉈 발표되면서 우리 정부 또한 '뒤늦게나마' 다른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의 제재조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다만 미 정부는 아직 우리나라를 대러 제재와 관련한 해외직접제품규제(FDPR) 적용 예외 대상 국가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 안팎에선 "대러 제재와 관련한 당국의 '미온적' 대처가 기업 등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앞서 미 정부는 자국과 비슷한 대러 수출통제 조치를 이미 취하고 있거나 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일본·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및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등 총 32개 국가를 FDPR 적용의 '예외'로 뒀다. FDPR이란 미국의 원천기술 등이 생산에 활용된 특정 품목을 수출할 땐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추진 중인 대러 제재는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정부 등도 제재)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제재 동참 시기를 놓칠 경우 관련 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미 정부는 특정국가가 대러 제재에 반하는 행보를 보일 경우 해당 국가에 직접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 "만약 중국 등 다른 나라가 미국의 제재 대상국과 연루된다면 그들 또한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크름반도) 강제병합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경제·금융제재가 가동되자 미 달러화 거래를 줄이고 중국 위안(元)화 거래를 늘리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제재와 관련해서도 러시아 측이 유사한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 당국자들은 공공연히 '대러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관영매체를 통해선 러시아 은행들의 스위프트 배제가 '탈(脫) 달러화' '위안화 국제화'의 계기가 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일부 외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제재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 정부로선 그 동참 여부를 놓고 재차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이 취한 대러 제재의 핵심은 결국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에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면 미중 간 '경제 전선'(戰線)이 확대돼 우리나라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건 중국이 아니다. 미국이 중국에 제재조치를 취하면 세계경제에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미국의 대중 제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중국에 제재를 취할 땐 대중 교역량이 많은 미국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이는 미국으로서도 고심이 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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