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윤석열 "'성인지 예산' 줄여 대공 방어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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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마지막 TV토론(사회 분야)에서 한 말입니다.
'성인지 예산'과 관련한 윤 후보의 이런 주장은 경쟁 후보들로부터 따끔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윤 후보 주장과 달리 성인지 예산은 별도로 책정되거나 특정한 정책 사업에 따로 편성한 예산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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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 "성인지 예산으로 대공 방어망 구축"
"성인지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이런 예산들 중에 뭐 좀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 놓은 그런 예산들인데(…) 그런 것으로 성과지표를 좀 과장도 하고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니까 저는 그런 예산들을 지출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예산들이라고 봤고 거기서 조금만 지출구조조정을 해도 우리가 북핵으로부터의 대공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쓸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마지막 TV토론(사회 분야)에서 한 말입니다.
'성인지 예산'과 관련한 윤 후보의 이런 주장은 경쟁 후보들로부터 따끔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런 식으로 나라 살림이나 행정에 대해 모르고 마구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성인지 예산을 삭감해 북핵 위협을 막겠다고 해서 황당했다. 윤 후보님에게는 여성 정책을 제대로 코멘트해주는 사람이 없느냐”고 쏘아붙였습니다.
■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예산?
성인지 예산은 2009년 도입된 제도입니다. 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윤 후보 주장과 달리 성인지 예산은 별도로 책정되거나 특정한 정책 사업에 따로 편성한 예산이 아닙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성 평등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기 위해 기존 사업 예산에 '성인지 예산 사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각 부처 사업 가운데 일부를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해, 해당 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남녀 차별 없이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점검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결국, 성인지 예산은 단순한 ‘분류 기준’일 뿐입니다. 따라서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진 예산이다. 일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북핵에 대비한 대공 방어망 구축에 투입할 수 있다"는 윤 후보 발언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유세부터 토론까지…주장 반복
윤 후보의 ‘성인지 예산’ 관련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을 찾아 "이 정부가 성인지 감수성 예산이라는 걸 30조 원 썼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 돈이면 그 중에 일부만 떼어내도 우리가 이북의 저런 말도 안 되는 핵 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다음날에는 강원도 홍천을 찾아 "이 정부가 성인지 감수성 예산이라고 1년에 30조씩 쓴다고 한다"며 "그거 조금만 안보에 돌려놓으면 얼마든지 우리 평화를 지키고 적국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올해 예산 26조 원…고용노동부 '최다'
그렇다면 윤 후보 주장대로 '성인지 예산 30조 원'은 맞는 말일까요?
우선 지난해 성인지 예산 규모는 34조 9,311억 원, 올해는 26조 8,82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4% 가까이 줄었습니다.
올해 성인지 대상 사업이 가장 많은 부처가 고용노동부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341개 사업 중 고용노동부가 61개로 가장 많았고, 보건복지부 37개, 여성가족부 36개, 중소벤처기업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 23개로 뒤를 이었습니다.
예산 규모 역시 고용노동부가 9조 6,644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 9조 3,679억 원, 보건복지부 4조 5,895억 원 순입니다.
여성가족부는 1조 836억 원입니다. 여가부의 이런 성인지 예산 역시 전체 예산에 이미 포함된 예산입니다.
■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
이날 TV 토론회에서는 과거 윤 후보의 '페미니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윤 후보는 2021년 8월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대상 강연에서 저출생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더라"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고,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에 영향을 준다, 못 만나게 만든다는 생각은 여전히 하시는지 궁금하다고 했고, 윤 후보는 "저는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석혜원 기자 (hey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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