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11시' 검토하던 정부, 최다 확진자에..'6인·11시' 영업시간만 늦출 듯

김명지 기자 2022. 3. 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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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확진자 이미 24만명
정부, 8인·11시 제안에 의료계 반발 거세
인원·시간제한 모두 풀기 어려웠던 듯
전문가 "섣부른 방역 완화 중환자 급증 이어질 것"
3일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단축운영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3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사적 모임 6인 허용, 오후 10시 영업제한)를 당장 다음주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적모임 인원은 8명으로, 영업시간은 11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했는데,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로 모임 인원은 그대로 두고, 영업시간만 오후 11시까지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 내일 거리두기 완화 발표할 듯

정부가 오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논의한다고 3일 밝혔다. 정부는 “회의 이후 정례브리핑에서 상세 내용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전날 제출받은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 분과별 의견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김부겸 총리가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김 총리는 불참한 채 진행됐다.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한 회의는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정부 안에서는 전날까지만 해도 사적모임 인원은 8명, 영업시간은 11시까지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이날 모임 인원은 6명으로 유지하되 영업시간만 조정하는 방안이 급부상했다고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경제민생분과는 서면으로 ‘거리두기 완전 해제’를 제안했지만, 전날 열린 일상회복위 방역·의료분과 회의에서는 ‘확진자 정점 도달 전에 완화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강했다고 한다.

정부 전망을 뛰어넘는 코로나 확산세도 발목을 잡았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확진자는 22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1일(21만 명) 기록을 뛰어넘었다. 전날 “확진자가 정점에 가까워진다고 판단한다”던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 발언과 배치된다.

정부가 ‘오미크론’ 대응책으로 내세웠던 중환자 관리 상황도 녹록지 않다. 이날 병원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766명을 기록했고,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50.7%까지 차올랐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 하고 있다. /뉴스1

◇ 방역 완화 기조 이어가는 정부

이런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자영업자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경제민생 분과위원)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방역패스도 폐지했으니, 거리두기도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6인으로 유지한다면 자정까지는 영업시간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의료계 반대에도 방역 완화를 검토한 것도 그만큼 소상공인의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이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면 몇 달째 방치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일에도 사회·경제적 피해를 이유로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오는 9일로 예정된 제20대 대선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약 600만~650만 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자영업자들은 20대 대선에서 주요 유권자로 꼽힌다.

거리두기 완화를 두고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렸다.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감염자 비중이 커지면서 자연면역이 빨리 형성돼 유행 정점은 일찍 올 수 있다. 하지만, 확진자 숫자가 늘면 중환자도 그만큼 늘어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풀면 유행 정점은 앞당겨지고 정점에서의 확진자 수는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확진자 수가 늘면 중환자 수도 늘기 때문에 중환자 대응 역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너무 강해서 현행 거리두기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은 강한 전파력 때문에 거리두기 효과를 덜 받는 특징이 있다”며 “8인·11시로 완화한다 해서 현재 확산세에 더해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미 확산세가 정점에 가까운 만큼 단계적인 완화를 시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이후 확진자 숫자가 매주 2배씩 뛰었다”며 “그런데 2주 전에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도 확진자수는 전주와 비교해 1.3배 늘어난 것이 근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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