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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 수출통제 FDPR 적용시 한국도 예외

박상영 기자 입력 2022. 03. 04. 09:44 수정 2022. 03. 0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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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국 상무부 돈 그레이브스 부장관과 한-미 대 러시아 수출통제 등과 관련해 면담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내놓은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수출통제 적용에서 한국도 면제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하더라도 미국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정부가 자체적으로 수출통제 방안을 마련해 수출 여부를 판단하게 된 만큼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한미 간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 러시아 수출통제 이행방안이 국제사회의 수준과 잘 동조화됐다고 평가하고 한국을 러시아 수출통제 관련 FDPR 면제대상국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미측은 수일 내 한국을 FDPR 면제국가 리스트에 포함하는 관보 게재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미 정부가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 조항이다. 미 상무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24일 전자(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보안 등 7개 분야 57개 하위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대러 제재를 취하기로 한 유럽연합(EU) 27개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영국 등 32개국은 FDPR 적용을 면제받았으나 한국은 적용 예외 대상에 들지 못했다. 정부는 FDPR 적용 면제국에 포함되기 위해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관과 미 상무부 BIS 부차관보 등 양국 통상당국 간 국장급 실무협의를 이어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를 찾아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과 달립 싱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 미 정부 고위인사와 잇달아 면담했다. 여 본부장은 당초 한국이 FDPR 면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우리 수출통제 시스템은 미국과 다르게 구성돼 미국과 사전 협의가 많이 필요했다”며 “미국에서 처음 (면제 대상) 리스트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산업부와 상무부 간 실무진이 협의하며 조율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FDPR 면제 결정과 함께 러시아에 대해 미국 등 국제 사회와 유사한 수준의 추가적인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국이 FDPR 면제국에 포함됐어도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에 따라 기업들은 특정 품목을 러시아로 수출할 때는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번거로운 수출 절차가 추가되지만 FDPR을 둘러싼 정보 불투명성과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이번 양국 간 합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게 됐다”며 “추가된 수출통제 조치의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 주최 기업 설명회 등을 통해 기업들에 조속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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