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어졌다" 이재민 손잡고..산불현장서 밤 새운 이재명

오현석 2022. 3. 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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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현장 갑시다. 저 지금 출발합니다.”
4일 밤 일정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캠프 참모들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남긴 말이다. 그리고는 이날 밤 11시 40분쯤 한준호 수행 실장을 비롯한 최소 수행 인력만 대동한 채, 서울 숙소에서 경북 울진 화재 현장으로 출발했다. 출입 기자단에 알리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새벽 경북 울진 국민체육센터 1대피소를 방문해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5일 새벽 3시 30분쯤 경북 울진에 도착한 이 후보는 현장 상황을 조용히 살핀 뒤, 오전 4시 넘어 울진국민체육센터 1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다. 한 여성 이재민이 이 후보의 손을 잡으며 “집이 없어졌다”고 흐느끼자, 이 후보는 “저희가 책임을 다 지겠다. 도와드릴 수 있는 것 다하겠다”고 말하며 거듭 위로했다.

이 후보는 이후 경북 울진 연호문화센터 2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맞이할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새벽 4시 48분쯤 경북 울진 봉평신라비전시관에 설치된 산림청·소방청·경상북도의 합동상황실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불길은 소강상태나 바람 탓에 불이 쉽게 안 잡힌다. 특히 대형 헬기가 3대밖에 되지 않아 부족한 상황”이라는 실무자 의견을 전달받고는, “대형 헬기 예산이 얼마나 드느냐. 그 정도라면 정부가 더 지출해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후 화재 현장을 차량으로 이동하며 직접 둘러본 뒤, 역시 산불 피해 지역인 강원 삼척으로 향했다. 일몰 시 도로 통제 구간에선 해 뜨기를 기다리며 40분간 차에 머물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30분쯤엔 LNG기지 인근인 강원 삼척 원덕복지회관 1대피소를 찾아 이재민의 고충과 호소를 듣고 지원을 약속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집이 다 타버려 오갈 데가 없어졌다”고 호소한 이재민에겐 “모듈식 주택은 빨리 지을 수 있으니, 정부에 연락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위로했다. 경북 울진에서 강원 삼척으로 피난 온 다른 이재민에겐 “뜻하지 않은 피해를 당한 경우엔 일상 회복을 위해 정부가 전폭 지원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새벽 강원 삼척 원덕복지회관 제1대피소를 방문해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밤샘 현장 방문을 마친 이 후보는 현장에서 이재민을 취재 중이던 기자들과 만나 “일단 (화재를) 잘 수습하고, 이후 이재민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좀 더 강화돼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집이 완전히 불타버려서 돌아갈 곳이 없는 분들에 대한 주거 대책이 강화되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후 캠프 상황실장인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울진·삼척에서 건의받은 의견을 상세히 전달하고, 화재 진화와 이재민 보호·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의 밤새 현장 방문으로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의 경기 광주·하남 유세는 낮 12시로 한 시간 늦춰졌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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