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예측? 국가망신? 이재명 타임 인터뷰기사 살펴보니..

조현호 기자 2022. 3. 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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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법인카드 비리관련 의혹 3명 사망 vs
윤석열 부인 허위이력서·주가조작·무속 항문침술사 의혹 모두 보도
"정신승리" "부러우면 진다" 타임지 인기기사 1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 인터뷰 기사를 두고 유력 일간지가 '이 후보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비리 혐의까지 보도된 국가 망신에 정신승리 그만두라'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타임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정작 보도된 내용을 두고 두 후보측 모두에서 자신의 유리한 대로만 해석했다. 실제로 기사 내용을 보면, 이 후보를 조명하는 내용 뒷부분에 이 후보에게 불거진 법인카드와 대장동 증인 3인 사망과 같은 의혹사항과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서, 주가조작, 무속인 항문침술사 의혹사항이 함께 기재돼 있었다.

타임지 인터뷰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4일 이재명 후보 선대위가 보도자료에서 '역대 대통령 모두 예측한 미국(TIME)지, 이재명 후보 단독 보도'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면서다. 이재명 선대위는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집중 조명하는 단독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며 “타임지는 지난 16대부터 19대까지 역대 대선에서 당시 후보자 신분이었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단독 인터뷰를 게재해 한국 대통령 당선인 예측에 모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선대위는 “이에 따라 타임지가 이 후보를 단독 보도한 점으로 볼 때 워싱턴 등 미국 정가가 그를 한국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당선인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해석했다.

이재명 선대위는 타임지가 이날 인터넷판에 올린 '자신의 어린시절이 나라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의 대통령 후보'(The South Korean Presidential Hopeful Who Believes His Childhood Can Help Him Heal His Nation)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후보를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라고 소개하고,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 △여성 고위공직자 확대 등 진보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선대위는 “가난한 농가의 가정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부터 공장에서 일하며 장애를 입는 등 불우했던 성장 과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과 '어떤 사람도 나와 같은 삶을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 이 후보의 인터뷰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의 형성기의 고통이 한국 사회를 병들게 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눈을 뜨게 했다'라고 평가했다”고 썼다.

이 기사에는 윤석열 후보가 타임지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나온다.

문제는 이재명 선대위가 보도자료에서 타임지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의혹을 언급한 대목은 소개하지 않았다. 다만 보도자료에 첨부한 기사 번역본에는 담겨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지난 4일(현지시각 3일) 온라인에 게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인터뷰 기사. 사진=타임즈 사이트 갈무리

이 같은 이재명 선대위의 홍보를 두고 윤석열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국가 망신이라고 되레 비판하고 나섰다. 원희룡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후보님. TIME지에 대서특필. 내용은. '이 후보는 아들 도박과 부인 불법비서, 법인카드 유용으로 사죄해야 했고, 대장동 의혹으로 이 후보 주변 인물 세 사람이 죽었다'”였다며 “경기도 예산으로 TIME에 1억, CNN에 1억 6900만원 광고비 지출하고 나온 값비싼 기사”라고 폄훼했다. 원 본부장은 “이재명 지지자분들 요새 TIME지에 나왔다고 정신승리하시더니, 더욱 열심히 퍼날라주기 바란다”고 풍자했다.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세계가 인정한 법카 후보, 우리의 선택은 부끄러움이 아니여야 한다”며 “전 세계적인 명성의 주간지 TIME지가 이재명 후보와 가족을 둘러싼 불법혐의를 박제했다”고 평가했다. 김 단장은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이 아무리 가짜뉴스라 뒤집기를 시도 해도 저명한 언론, 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며 “경기도 지사시절 광고비로 TIME에 1억 900만원 CNN엔 1억 6900만원을 쏟아부은 결과 치곤 허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타임지가 지적한 '법카 후보' vs '법치의 윤석열' 후보. 우리 아이들의 보고 배울 미래를 향한 국민의 선택은 부끄러움이 아닐 것으로 믿는다”며 “유력한 대선후보를 상대로 제안하는 타임지의 인터뷰는 윤석열 후보에게 진작 요청이 왔으나 후보 일정이 여의치 않아 응대해드리지 못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썼다.

백지원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아예 5일 오후 출입기자 단체SNS메신저에 논평을 내어 “타임지 보도된 이재명 후보의 불법의혹들, 국가 망신”이라며 “타임지는 윤석열 후보 측에도 접촉했으며, 윤 후보 측은 검토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따라서 타임지가 이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는 것은 사실왜곡이며,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백 부대변인은 “국민의 혈세를 착복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것에 대해 부끄러워할 줄은 모르고, 이미 당선이라도 된 듯 들뜬 민주당의 작태가 참으로 한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재명 선대위측은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재반박하는 등 공방을 이어갔다. 강병원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 단체SNS메신저에 올린 서면브리핑 '타임 인터뷰마저 시비 거는 국민의힘'에서 “타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자수성가 스토리는 한국의 역사와 유사하다'며 이 후보의 인생역정이 역경을 딛고 눈부신 발전을 거둔 대한민국 역사에 비견된다고 평가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엉뚱한 소리만 한다”고 반박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런 핵심을 배제한 채, '타임지가 이재명 혐의를 박제했다'고 한다”며 “정책본부장, 공보단장, 부대변인까지 나서 우긴다”고 전했다. 그는 “타임지에 실린 윤석열 후보 박제를 돌려드리겠다”며 “부인 허위 이력, 주가 조작, 무속과 항문침”일라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제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려 하는 국민의힘,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내용 들여다보니…이재명 비리의혹, 윤석열 부인 혐의 모두 소개

양 후보측의 공방이 치열한데, 실제 기사를 들여다 보면, 일방적으로 이재명 후보에 유리한 내용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타임지는 이재명 후보를 소개하면서 함께 윤석열 후보를 두고 “이재명 후보의 대선 상대는 국민의힘 당의 윤석열 후보로, 검찰 총장으로서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의 고위 부패 사건을 추적하며 이름을 알렸다”며 “윤석열 후보는 집권 경험이 없지만, 부정부패와 싸우는 이미지로 지지자들을 얻어 인기몰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쓴 대목도 있다.

또한 논란이 된 이재명 후보의 비리 의혹을 소개한 대목도 나온다. 타임지는 “물론 (이재명 후보의)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면 먼저 한국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며 “혼탁과 부패 혐의가 만연한 한국의 기준으로 볼 때 지금까지 꽤 선거운동은 꽤 지저분했다”고 평가했다.

타임지는 “이 후보는 아들이 불법 도박을 하다가 적발돼 사과해야 했고, 아내의 개인 비서로 지방 공무원을 불법 고용한 뒤 법인카드로 국고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모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는 “이재명을 둘러싼 비리 수사에 연루된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도 “이 후보 선대위는 자신의 후보자와 어떠한 관련성도 '가짜 뉴스'라고 신속히 일축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지난 4일(현지시각 3일) 온라인에 게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인터뷰 기사 중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비리관련 의혹 소개 부분. 사진=타임즈 사이트 갈무리

그러나 타임지는 윤석열 선대본부 인사들의 주장과 달리 윤 후보의 의혹도 비슷한 분량으로 소개했다. 타임지는 “윤석열 후보는 몇 년 전 아내가 교수직에 지원했을 때 이력서 허위 기재를 사과해야 했고, 주식 조작 혐의에는 부인했다”며 “그는 또한 무속인과 항문 침술사와 연관성을 포함해 선거운동 기간 동안 주술적 행위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는 “그것은 거의 고무적인 내용이 아니다”라며 “3월3일, 소프트웨어 거물인 안철수 후보가 경선을 포기하고 윤 후보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인터뷰 기사는 5일 저녁 9시 현재 현재 타임의 온라인판 가장 인기있는 기사 순위 1위에 올라있다.

▲5일 저녁 9시 현재 타임 온라인 페이지의 가장 인기있는 기사 순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인터뷰 기사가 1위로 올라있다. 사진=타임 온라인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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