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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싫다" 진단키트 양성에도 PCR 기피.. 숨어드는 코로나 [통제 뚫린 코로나방역]

강중모 입력 2022. 03. 06. 18:27 수정 2022. 03. 0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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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진단키트 양성 판정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기피하는 깜깜이 확진자들이 늘고 있다.

추적관리와 역학조사, 방역패스가 모두 중단된 만큼 부담스러운 1주일 동안 격리를 피하기 위해 자가진단키트 양성 판정에도 PCR 검사를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배달기사가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양성 반응에도 불구하고 추가 검사 없이 계속해서 배달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등 유사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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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없이 내가 스스로 치료하겠다"
생업유지 등 격리 부담에 검사 거부
뾰족한 방안 없어 개인 양심에 맡겨
시민들 불안 속 가파른 폭증세 우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만3628명으로 집계된 6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아내와 함께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모두 양성이 나왔다. 인근 병·의원과 보건소를 찾았지만 줄이 너무 길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포기했다. 귀갓길에는 마트에 들러 장까지 봤다. 현재까지도 PCR 검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뚜렷한 증상이 없는 데다가 PCR검사 양성 시 1주일간 격리에 대한 부담과 당장 생계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자가진단키트 양성 판정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기피하는 깜깜이 확진자들이 늘고 있다. 주로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가정주부 등 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격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 및 생업 유지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정부가 방역의료체계를 중환자 중심으로 개편한 영향도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적관리와 역학조사, 방역패스가 모두 중단된 만큼 부담스러운 1주일 동안 격리를 피하기 위해 자가진단키트 양성 판정에도 PCR 검사를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깜깜이 확진자를 통제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감염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확진자들이 대면접촉 등 일상생활을 이어갈 경우 확진자 폭증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격리 부담에 PCR 검사 기피

6일 A씨는 "만약 PCR 검사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서 격리되더라도 무슨 특별한 치료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종합감기약이나 해열제를 먹고 쉬는 것이 아니냐"면서 "격리 없이 알아서 최대한 집에 있으면서 내가 알아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배달기사가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양성 반응에도 불구하고 추가 검사 없이 계속해서 배달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등 유사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C씨는 "정부가 오미크론을 두고 계절독감 이야기를 하고, 사실상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제는 자신의 행동이 '민폐'라는 생각보다 편의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의 위양성률도 20%가 넘기 때문에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숨은 확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방역체계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른 확진자 수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위중증 환자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응해 나간다는 다소 낙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아직까지 중환자 관리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면서 위중증 환자 2500명까지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6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885명으로 이틀 연속 800명대를 이어갔다.

■확산세 더 가팔라질 듯

의료계 전문가들은 깜깜이 확진자 속출에 대해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격리를 기피하는 현상은 사실 델타 변이 이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라며 "감염력을 지닌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지속할 경우, 유행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개인의 양심에 따라 알아서 격리 등의 치료를 해야 한다"며 "정부가 양적 수치(확진규모, 영업시간, 제한인원 수 등)에만 촉각을 세워왔는데, 이제는 각 상황에 맞춰 방역수칙을 세분화하는 등 질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치료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를 재정비해서 국민 스스로가 양심에 따라 사회활동을 자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대응책이 마땅치 않아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이 부분(PCR 검사 기피)은 별도로 처벌하거나 감시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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