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WP에 "미·중 택일 없다".. 尹 "한미일 공조 강화"

구자창 2022. 3. 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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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서면 인터뷰
李 "북 문제, 대화로..핵폐기 뒤집으면 원상복귀"
尹 "미와 동맹 강화"..'냉철한 검사' 이미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인물 분석과 함께 서면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후보는 인터뷰에서 “북한과 대화를 위해 미국을 우선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또 “외교·경제 분야에서 미국·중국 중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며 중립외교 방침을 공개했다.

윤 후보는 “중국과 관계에서 안보와 경제 사이 균형잡기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한·미·일 삼각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에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WP 기사의 원문에는 윤 후보가 페미니즘을 성 불평등을 바로잡는 휴머니즘의 일종으로 규정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In that sense, I consider myself a feminist)”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은 8일 “워싱턴포스트 기사는 선대본부가 서면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윤 후보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답한 부분은 원문에는 없었다는 정정 입장을 냈다.

李, '성공한 버니 샌더스'…北과 대화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7일 충북 청주시 성안길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심장 충북, 이재명과 다시 뜁시다!' 청주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WP는 이재명 후보를 미국 진보 진영의 아웃사이더 ‘성공한 버니 샌더스’로 빗대면서 어린 시절 소년노동자로 출발해 독학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후에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후보가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왼팔을 다쳤고 여전히 당시 사고의 흔적을 가진 채 살고 있다는 얘기도 공개했다. WP는 이 후보에 대해 “그는 출신과 상관없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로 스스로를 내세운다”며 “갈수록 심화되는 한국의 불평등과 경제 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 후보가 노동자 계급 출신인 배경을 바탕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옹호하는 데 나선 인물로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청년 기본소득을 도입한 뒤 경기도지사 시절 이를 확대해 호응을 얻은 점을 소개했다. 신문은 이제 보편적인 기본소득이 이 후보 공약의 핵심이 됐다고 전했다.

이 후보가 스스로 ‘당의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실패로 규정한 점도 언급됐다. 그러면서 신문은 급등한 집값 문제는 이번 한국 대선의 핵심 주제라고 짚었다.

WP는 이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은 문 대통령과 크게 겹칠 것이라며 이 후보가 “북한과의 화해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 갤러리아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도 “우리는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근본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폐기를 뒤집을 경우 원상복귀(스냅백)를 전제로 평양의 비핵화 조치와 동시에 부분적으로 제재를 푸는 유연한 접근법”을 제안했다.

더 나아가 이 후보는 “첫 번째로 미국이 자신의 대북접근법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국 우선 설득’을 방침으로 내세웠다. 이에 WP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추구하는 제재 완화를 승인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한국은 한반도 평화 협상에 나서도록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북한의 동맹인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과도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 방침을 고수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외교와 경제 각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와 함께 갈 것”이라며 “한국은 점점 더 커지는 경쟁 국면 가운데 두 초강대국 사이에서 ‘한쪽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결성한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회원국과의 공조도 강화하겠다며 동맹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尹, 북·중 대응 강화…한·미·일 공조도 언급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경기 오산시 오산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WP는 윤 후보에 대해서는 ‘냉철한 검사’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윤 후보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소를 도왔던 전직 검찰 수장으로서, 부패에 공격적으로 맞선 검사라는 브랜드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서울대를 졸업한 뒤 2019년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기까지 중앙 및 지방 검찰에서 활동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어 신문은 지난주 국민의당 후보인 안철수 대표가 대권 경쟁을 포기하고 윤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WP는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과 북한에 대한 대응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의 역할이 동북아시아와 미국의 관계에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시사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윤 후보 집권 시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180도 바뀔 것이라며 윤 후보는 북한의 커지는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한 경우에 한국이 선제타격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문화광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어퍼컷 세리머니로 화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서면 인터뷰에서 대중 관계에 있어 상충하는 안보와 경제 사이에 균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쿼드 안보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식 멤버 가입은 제안하지 않았다.

또 북핵 문제 및 글로벌 도전 대응을 위한 한·미·일 삼각공조 강화와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도 피력하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날 것이고, 과거 한·일 ‘셔틀외교’ 전통을 부활하고 싶다”고 말했다.

尹 “페미니즘 해석 다양”… 축약본 전달 실수 ‘촌극’도
WP는 윤 후보가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에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며 “페미니즘은 성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하는 현실을 바로잡는 휴머니즘의 일종이고 이를 바로잡는 운동”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WP 보도가 나온 이후 윤 후보가 이같이 답하지 않았다며 답변 전달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은 8일 “어제(7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 기사는 선대본부가 WP 측에 서면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고 공지했다.

공보단이 공개한 서면 답변 원문에서 윤 후보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 관점이 아니라 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한다”며 “성별을 기준으로 한 구분은 필연적으로 약자에게 사각지대를 만들고, 오히려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성과 여성을 집합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개인의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저는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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