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13일' 포화로 그을린 우크라 5개 주요도시 전황은

동효정 2022. 3. 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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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차대전 이후 최단기간 최대규모 피난길
치열한 전투 중인 제2도시 하르키우
러시아 군대에 함락된 항구 헤르손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는 수도 키이우
전쟁 초부터 집중 포격 받은 마리우폴
통제권 장악을 위한 거점 미콜라이우

[이르핀(우크라이나)=AP/뉴시스]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에 러시아군 포격이 가해지는 가운데 자전거를 탄 한 남성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부와 남부의 도시들에서 대피하려던 수십만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대피해야 한 지 하루 만에 러시아가 7일 아침(현지시간)부터 휴전과 함께 여러 지역에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2022.3.7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우크라이나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침공이 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곳곳이 파괴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인구의 3분의 2인 4400만명이 주로 도시에 거주했으나 주요 도시 대부분이 포격을 맞고 총격전을 벌이는 전쟁터가 되면서 시민들은 대부분 피난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난민은 145만명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단기간 최대규모가 집을 잃었다.

러시아군의 진격로에 있는 도시는 모두 황폐해졌다. 폭격을 맞아 검게 그을린 집. 시민들은 방공호가 된 지하철역에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있고 도심은 대포 연기만이 자욱하게 남아 고요하기만 하다.

치열한 전투 중인 제2도시 하르키우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에서 2번째로 큰 도시로 우크라이나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대학 하르키우 국립대학교가 있어 문학과 낭만 도시로 유명하다.

14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이자 교통의 요충지로 우크라이나 서부와 러시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주요 철도 노선도 있다.

하르키우는 1996년에 문을 연 현대 미술관의 본거지다. 타라스 셰브첸코를 포함해 시인과 작가들이 많아 조각품들로 도시를 꾸몄다.

하르키우는 도네츠크, 루한스크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공업도시 중 하나이며 공항과 도시철도가 있어 주요 군사 목표 도시로 지정돼 러시아군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군의 폭탄은 하르키우 국립대학교를 포함한 도시 중심부를 모두 파괴했다. 특히 하르키우는 실험용 원자로 건물이 있는데 러시아군은 이곳을 공격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르키우의 역사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속국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하르키우는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키이우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인민 공화국에 대항해 세워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첫 번째 수도였다.

러시아 군대에 함락된 헤르손

헤르손은 흑해에 인접한 해상 교통의 중심지다. 항구 도시인 헤르손은 우크라이나의 남쪽에 있으며 흑해 근처의 드네프르 강을 끼고 있다. 키예프에서 약 34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약 3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였다.

헤르손은 해군 사관생도들의 훈련장이며 농업, 면직물, 공학을 포함한 지역 산업을 지원하는 주요 기술 대학들의 본거지다.

헤르손은 3세기와 4세기의 고분군, 왕릉과 다른 유물들이 발견된 역사 깊은 도시다.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이제 도시는 더이상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격렬한 전투로 300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군인들이 사망했다"며 "도시에 대한 집중 포격으로 전력, 수도, 가스 서비스가 모두 손상됐다"고 밝혔다.

헤르손 함락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서부, 오데사로 진격하고 있다.

함락 이후에도 시민들은 도심에 있는 자유 광장에 모이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군에 저항하며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고 러시아군은 허공에 실탄을 쏘며 시민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있다.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는 수도 키이우(키예프)

우크라이나의 수도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푸틴 대통령의 제1 정치적 목표로 꼽힌다.

키이우는 활기찬 풍경과 화려한 문화로 유럽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장소였다. 이제 우크라이나의 수도는 러시아 군대에 포위됐다.

[키이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군인과 민방위대원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2022.03.08.

전쟁 전 인구 280만 명의 도시였던 키이우는 정치, 문화, 산업의 중심지다. 키이우에는 11세기에 지어진 '성소피아 대성당'과 '황금의 문', 12세기 건립된 '성미카엘 황금돔 수도원' 등 고건축물들이 많다. '키이우 발레단'은 15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발레 명문이다.

문화 예술의 발상지인 키이우는 이제 러시아 군대에 의해 포위됐다. 65km 길이의 러시아 장갑차 및 군용 차량 행렬이 도시 북서쪽으로 도열해 있다. 거기서부터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향해 미사일과 폭탄을 발사하고 있다.

전기와 통신은 아직 유지되고 있으나 학교와 대부분의 기업들은 문을 닫았다. 키이우 시민들 수만명은 집을 떠나 국경을 넘었다.

전쟁 초기부터 집중 포격 받은 마리우폴

세계에서 가장 얕고 잔잔한 바다인 아조프 해를 끼고 있는 마리우폴 해안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해 관광지로 유명하다.

소련이 우크라이나를 통치했을 때,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소련 공산당 지도자 안드레이 알렉산드로비치 즈다노프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마리우폴 이름은 냉전이 끝나갈 무렵 소련의 통치가 사라지면서 1989년에 되찾았다.

이런 역사적 아픔을 갖고 있는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이 통제하는 돈바스 지역과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 반도 사이에 위치해 전쟁 발발 전부터 이곳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리우폴은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65km 떨어진 곳으로 그 어느 도시들보다 큰 타격을 받은 곳이다.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강력한 포격으로 전력, 수도, 난방이 모두 차단됐다.

러시아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는 핵심 산업 인프라를 잃고 러시아는 석탄·철강 등 우크라이나 농산물과 수출품의 통로인 아조프해를 장악하게 된다.
[마리우폴=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기를 들고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영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러시아 상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영토 밖 군대 주둔 요청을 참석 의원 153명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2022.02.23.

통제권 장악을 위한 거점, 미콜라이우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오데사로 군사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꼭 거쳐야할 도시다. 도시에는 50만 명의 주민들이 살았으며 산과 맑은 호수가 유명한 지역이다.

미콜라이우는 흑해 연안에 위취해 우크라이나의 남부 해안을 점령하고 러시아의 바다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인근 도시 헤르손을 점령한 뒤 러시아 서부진출의 마지막 장애물 중 하나인 미콜라이우 경제문화 중심지인 오데사로 병력을 돌린 상태다.

18세기 말 조선소가 설립된 미콜라이우는 수십 년간 러시아 흑해 함대의 본거지로 군사·산업단지 역할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이 도시는 소련의 주요 조선소 중 하나로 번창했고 독립 후에는 우크라이나 군함대의 주요 항구로 자리매김 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사이의 치열한 전투 현장으로 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포격, 헬기 공격, 로켓 공격 등 여러 전선에서 도시를 방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경계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공항을 탈환으나 러시아군이 민간 지역까지 무차별 포격을 재개하면서 도시가 완전히 파괴됐다.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를 거쳐 가장 빠르게 오데사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주요 도개교를 건너야 한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지 못할 경우 다리를 폭파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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