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암각화에 땅늘보..빙하기 멸종 거대동물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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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콜롬비아의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인 세라니아 데 라 린도사에는 높이 10m의 절벽에 붉은 황토로 수천 마리의 동·식물과 사람 등을 그린 바위그림(암각화)이 펼쳐져 있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이런 비판에 대한 반론으로 바위그림이 멸종한 빙하기 동물의 독특한 신체적 특징을 묘사한다는 점, 다른 고생물학과 고고학 증거가 이 지역에 사람과 빙하기 거대동물이 함께 살았음을 보여주는 점, 안료로 쓰인 황토가 빙하기 말인 1만2600년 전 퇴적층에서 나왔다는 점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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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천년 전 살던 소형 버스 크기 땅늘보, 세 발굽 유제류 등 암벽에 황토로 그려
남미 콜롬비아의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인 세라니아 데 라 린도사에는 높이 10m의 절벽에 붉은 황토로 수천 마리의 동·식물과 사람 등을 그린 바위그림(암각화)이 펼쳐져 있다.
빙하기 말인 약 1만2000년 전 남미에 처음 도착한 인류가 외부에 드러난 얕은 동굴 벽에 물고기, 거북, 악어, 사슴, 고슴도치, 원숭이, 재규어, 새 등 다양한 동물을 그렸다. 여기엔 지금은 멸종해 사라진 빙하기의 놀라운 동물도 포함돼 있다.
호세 이리아르테 영국 엑시터대 교수 등은 과학저널 ‘왕립학회보 비’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자이언트땅늘보를 비롯한 5가지 빙하기 대형 초식동물이 바위그림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나무늘보와 친척뻘인 자이언트땅늘보는 빙하기 남미에 살던 대표적인 거대동물로 몸길이 6m, 몸무게 4t으로 소형 버스 크기였다. 연구자들은 “바위그림 속 땅늘보가 거대한 발톱과 뒷다리보다 긴 앞다리 등 이 동물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며 “땅늘보의 크기를 강조하기 위해 사람들을 작게 그린 것 같다”고 밝혔다.
바위그림에는 코끼리와 비슷한 동물도 있는데 긴 코와 둥근 머리, 큰 귀 등이 그려져 있다. 또 목이 굵은 멸종한 말과 낙타와 라마를 합쳐놓은 듯한 동물, 그리고 긴 코와 세 개의 발굽이 달린 특이한 동물도 눈에 띈다.
라 린도사의 바위그림이 2020년 알려지자 그림의 주체가 과연 멸종한 빙하기 거대동물이 맞는지 학계에서 큰 논란이 벌어졌다. 그림의 보존 상태가 너무 좋아 최근에 그려진 것이라는 반론과 함께 페르난도 우르비나 콜롬비아 국립대 고고학자는 “그림의 자이언트땅늘보는 (남미의 현생 대형 설치류 동물인) 카피바라를 그린 것”이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이런 비판에 대한 반론으로 바위그림이 멸종한 빙하기 동물의 독특한 신체적 특징을 묘사한다는 점, 다른 고생물학과 고고학 증거가 이 지역에 사람과 빙하기 거대동물이 함께 살았음을 보여주는 점, 안료로 쓰인 황토가 빙하기 말인 1만2600년 전 퇴적층에서 나왔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그림에 쓰인 황토 자체의 연대측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아 바위그림이 과연 빙하기 동물을 그린 것인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안료에 대한 직접 연대측정은 올해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자들은 “고고학 증거로 보면 인류는 거대동물이 멸종하기 1000년 전 이 지역에 왔다”며 “처음으로 이 지역에 와 낯선 동물을 본 인류가 그들을 예술작품에 묘사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적었다. 바위그림 주변의 발굴 조사에서는 이들 동물의 뼈가 나오지 않아 거대동물은 음식이라기보다 예술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용 논문: Philosophical Transactions B, DOI: 10.1098/rstb.2020.049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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