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진 개표 방송..메타버스·유튜브로 볼거리 진화

김영희 2022. 3. 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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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AI 도입 '자체 예측 시스템' 풀가동
확장현실 등 화려한 볼거리도 진화
유튜브·메타버스서 차별화 시도도
KBS는 개표방송에 코엑스 케이팝스퀘어(K-POP SQUARE) 대형 전광판을 활용한다. 가로 81m, 세로 20m로 농구 경기장의 4배 크기(1620㎡)의 전광판인데, 투표율과 득표율 등 선거 데이터는 물론 각 후보들의 입체적인 모습이 초고화질(UHD)의 2배에 달하는 해상도로 표출된다. KBS 제공

9일 대선이 초박빙 판세로 예측되면서 각 방송사들의 ‘개표방송’ 부담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신속성이나 볼거리를 지나치게 내세우다 공정성 시비가 일 경우 ‘후폭풍’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출구조사가 독점구도에서 경쟁구도로 바뀐데다,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는 시간이 늦어질 가능성도 높아지며 시청자들을 붙잡기 위한 방송사별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졌다. 티브이 말고도 유튜브, 메타버스 등 플랫폼별로도 독자적 콘텐츠를 선보인다.

코로나 투표가 종료되는 9일 저녁 7시30분,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지상파 3사가 일제히 한국방송협회와 실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전한다. 같은 시간 <제이티비시>(JTBC)는 독자 출구조사 결과를 방송한다. (다른 언론사의 인용보도는 7시40분부터)

이날 실시한 현장출구조사에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에 실시된 전화여론조사와 사전 여론조사 추이 등을 감안한 ‘보정’값을 적용한 결과다. 여기에 실시간 개표상황과 득표율 추이를 분석해 각 방송사는 자체 당선예측 시스템을 가동시키는데, 한국방송의 ‘디시전케이’(K), 문화방송의 ‘적중’, 에스비에스의 ‘AI유·확·당’, 제이티비시의 ‘비전J’가 경쟁을 벌인다. 지상파3사 출구조사의 경우 지난 대선에 이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와 차기 정부의 우선 해결 과제, 투표자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을 묻는 심층조사를 함께 실시해 다양한 분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SBS 개표방송 포스터. SBS 제공

개표 데이터 시각화 등 그래픽이나 볼거리들은 선거 때마다 화려함이 더해지고 있다. 한국방송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혼합한 확장현실(XR) 기술로 구현된 청와대를 배경으로 데이터 쇼를 선보일 예정이고 에스비에스는 3D 엘이디(LED) 미디어아트와 실제 투표소와 개표소를 그대로 옮겨온 듯 ‘디지털 트윈’ 공간을 구현한 새 투·개표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이티비시는 확장현실(XR) 제작사와 손잡고 전직 대통령들을 되살려내 새 후임 대통령에게 역사적 비전을 설명하고 당부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jtbc 개표방송 포스터. jtbc 제공

민주주의의 꽃이자 축제라는 선거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코너들도 눈에 띈다. 문화방송은 유튜브 채널 ‘미니포레스트’와 협업해 실제 먹을 수 있는 식재료로 17개 시·도의 대표 음식을 미니어처 요리로 만드는 과정을 3개월간 촬영하는 등 서예가와 디자이너, 국가무형문화재부터 유튜버까지 다양한 분야 창작자들과 힘을 합쳤다. 와이티엔은 한국정당학회와 함께 벌인 유권자 민심조사 등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자리’가 어떤 의미인지 찾는 콘셉트의 개표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방송사들은 통상 크로마키 앞에서 후보들이 다양한 표정과 포즈로 찍은 프로필 사진을 활용해 개표방송 그래픽을 제작한다. 하지만 몇몇 방송사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작 마감시한까지 촬영에 응하지 않아 고심이 많았다고 한다. 화질이 다른 자료 사진을 쓸 경우 공정성 논란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MBC 개표방송 포스터. MBC 제공

방송사별 패널들도 관심이다. 한국방송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전원책 변호사,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과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가 나서고, 에스비에스는 주영진 앵커 진행으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 단장,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이 각각 조를 나눠 토론하는 ‘대선라운지’를 연다.

메타버스에서 선보이는 KBS의 개표방송. KBS 제공

가상세계에서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건 과거 대선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개표방송을 볼 수 있는 가상공간을 각각 마련해 오후 4시반과 3시반부터 먼저 개표방송을 시작한다. 문화방송 쪽은 “각 정당별 스튜디오를 만들어 지지자들끼리 모여 후보를 응원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에스비에스는 유튜브 선거방송 ‘청와대 앞 대선캠프’을, 문화방송은 ‘순표의 골방토크’를 내세워 ‘점잖은’ 본방송 개표방송 문법과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인다.

SBS 선거방송 캐릭터 ‘투표로’가 4년 만에 다시 등장한다. SBS 제공

한편,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몰려 실제 투표 마감이 저녁 7시30분을 크게 넘길 경우 출구조사 결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여의치 않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발표시간 조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9대 대선 때는 투표종료 1시간 만에 ‘문재인 후보 당선 유력’을 내보낸 방송사가 나오는 등 일찌감치 윤곽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보도 흐름이 당선자 중심으로 넘어가야 해서 미리 준비했던 콘텐츠를 다 내보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어떨까?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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