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적 세계[이은화의 미술시간]〈205〉
이은화 미술평론가 2022. 3. 10.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상에는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삶과 죽음, 낮과 밤, 승자와 패자처럼 말이다.
그의 말년 대표작인 '빛의 제국'에서도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한다.
낮과 밤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니!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풍경이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삶과 죽음, 낮과 밤, 승자와 패자처럼 말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반대의 속성을 가진 대상을 한 화면에 동시에 그려놓곤 했다. 그의 말년 대표작인 ‘빛의 제국’에서도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한다. 화가는 왜 이런 그림을 그린 걸까?
벨기에 태생의 마그리트는 파리와 브뤼셀에서 활동하며 초현실주의 운동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미술대학 졸업 후 상업 미술가로 활동하던 그는 틈틈이 인상주의와 미래주의, 입체파 화풍의 그림을 그리며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1920년 조르조 데 키리코의 그림을 접한 후 초현실주의 화가로 전향했다. 그의 그림들은 일상적인 사물들을 예기치 않은 크기와 방식으로 한 화면 안에 병치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그림은 그가 1948년부터 죽기 전까지 약 20년간 몰두했던 ‘빛의 제국’ 연작 중 하나다. 나무가 있는 조용한 주택가의 밤풍경 위에 대낮의 푸른 하늘이 묘사돼 있다. 낮과 밤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니!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풍경이다. 그래도 밤의 도시와 낮의 하늘을 잇는 연결고리는 있다. 창문 안에서 발산되는 빛과 거리의 가로등 불빛이 그림 밖 어디엔가 있을 태양빛과 연결된다. 마그리트는 같은 주제로 총 27점을 제작했는데, 그중 한 점은 3월 2일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7795만 달러에 팔렸다. 그의 작품 중 역대 두 번째 최고가였다.
마그리트 그림은 시간과 이념, 상식을 초월한 세계로 감상자를 이끈다. 그의 그림 속엔 낮과 밤, 빛과 어두움, 자연과 인공, 희망과 절망이 공존한다. 현실에선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평화롭게 조화를 이룬다. 초현실적이지만 이상적인 세계이기도 하다. 죽을 때까지 이 주제에 천착했던 마그리트는 마지막 작품을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어쩌면 그런 초월적인 세계는 없기 때문에 평생을 꿈꾸고 그렸는지도 모른다.
벨기에 태생의 마그리트는 파리와 브뤼셀에서 활동하며 초현실주의 운동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미술대학 졸업 후 상업 미술가로 활동하던 그는 틈틈이 인상주의와 미래주의, 입체파 화풍의 그림을 그리며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1920년 조르조 데 키리코의 그림을 접한 후 초현실주의 화가로 전향했다. 그의 그림들은 일상적인 사물들을 예기치 않은 크기와 방식으로 한 화면 안에 병치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그림은 그가 1948년부터 죽기 전까지 약 20년간 몰두했던 ‘빛의 제국’ 연작 중 하나다. 나무가 있는 조용한 주택가의 밤풍경 위에 대낮의 푸른 하늘이 묘사돼 있다. 낮과 밤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니!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풍경이다. 그래도 밤의 도시와 낮의 하늘을 잇는 연결고리는 있다. 창문 안에서 발산되는 빛과 거리의 가로등 불빛이 그림 밖 어디엔가 있을 태양빛과 연결된다. 마그리트는 같은 주제로 총 27점을 제작했는데, 그중 한 점은 3월 2일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7795만 달러에 팔렸다. 그의 작품 중 역대 두 번째 최고가였다.
마그리트 그림은 시간과 이념, 상식을 초월한 세계로 감상자를 이끈다. 그의 그림 속엔 낮과 밤, 빛과 어두움, 자연과 인공, 희망과 절망이 공존한다. 현실에선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평화롭게 조화를 이룬다. 초현실적이지만 이상적인 세계이기도 하다. 죽을 때까지 이 주제에 천착했던 마그리트는 마지막 작품을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어쩌면 그런 초월적인 세계는 없기 때문에 평생을 꿈꾸고 그렸는지도 모른다.
이은화 미술평론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 5년만에 정권교체
- 尹, 李와 새벽까지 1%P내 격차 이어가… 승부처 서울서 앞서
- 이재명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대선 패배 선언
- 국민의힘 최재형-김학용-정우택, 재보선서 당선
- 자정 넘어가며 표정 바뀐 양당… 국민의힘 ‘尹 당선 유력’에 환호
- 김건희 “미력하나마 남편 조력…사회 그늘에 관심 갖겠다”
- 한덕수 前 국무총리 “포퓰리즘 공약은 국민에 이해 구하고 과감히 걸러내라”
- 34만명 최다 확진에도 긴 줄…울진 이재민 임시 신분증 받고 한 표
- [광화문에서/한상준]사상 초유의 사전투표 대혼란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 새 정부, 누가 당선되든 ‘文정부 대북정책’ 수정 불가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