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아프간과 다르구나..미 "우크라 항전의지 과소평가" 시인

이의진 2022. 3. 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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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 수장들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려는 우크라이나의 의지를 과소평가했던 실수를 시인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여러 요소를 토대로, 우크라이나가 생각한 수준만큼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게 기존 평가였다. 그런 만큼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에도 의문을 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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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수장들 "푸틴도 우리도 오판"..서방 초기대응에 악영향
아프간에선 '버틸 것' 과대평가..러 동향 빠른 기밀해제는 긍정평가
화염병 던지는 우크라이나 병사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국 정보당국 수장들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려는 우크라이나의 의지를 과소평가했던 실수를 시인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여러 요소를 토대로, 우크라이나가 생각한 수준만큼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게 기존 평가였다. 그런 만큼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에도 의문을 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잘못된 평가였다. 우크라이나는 용감하고 명예롭게 싸웠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자국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할 역량이 있다고 본 듯하다며, 결과적으로 미·러가 모두 오판한 셈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항전 의지와 사기를 측정하는 일은 어려운 분석 업무다. 내부에서도 조직마다 판단이 달랐고, 최소한 정보조직 수장으로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이날 출석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저력을 과소평가했다면서도 DNI 역시 러시아군이 이 정도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고 시인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미 고위 정보당국자들 (워싱턴DC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려는 우크라이나의 의지를 과소평가했다고 시인한 미 정보당국자들. 2022.3.11. photo@yna.co.kr

관련 질의를 한 톰 코튼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외국군의 사기를 측정하는 일은 유난히 어려운 일이라고 두둔하면서도, 정보당국의 오판이 미국·서방 등이 초기 방침을 정하는 데 악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국가 지도자들이 생각하기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도 몇시간 만에 러시아의 손아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본 만큼, 이런 실수들이 실제 (전쟁을 둘러싼) 국가 정책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미 정보당국이 지난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빠른 속도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할 당시에도 잘못된 판단을 냈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의 진격 속도를 오판하고 아프간 정부군의 방어 능력을 과신하는 바람에 지난해 8월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까지 함락하며 정권을 장악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빚어졌다.

미국이 20년간 훈련시키고 무장을 지원했지만, 내부 부패로 얼룩진 데다 사기가 바닥을 쳤던 정부군은 변변한 저항도 못한 채 주요 거점을 탈레반에 넘겨줬다.

아프간 정부군이 최소 연말까지는 버텨줄 것이라는 정보당국의 예상이 허무하게 빗나간 지점이기도 했다.

최근 미 정보당국 청문회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한 기밀정보를 전례없는 수준으로 공개해 러시아를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보당국은 이례적으로 침공 구실을 만들려는 러시아의 '자작극' 추정 사례를 여러 차례 공개하며 '첩보 공세'를 폈다.

미 의회는 이런 정보당국의 조치가 당장 푸틴 대통령의 침공 명령을 막지는 못했지만, 서방이 제재나 무기·재정 지원 논의 등을 발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라그만 지방의 탈레반 대원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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