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전자업계 주총 스타트..'뿔 난' 주주 달랠 카드 나올까

김상윤 2022. 3. 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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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이사 선임 등 반대 의결권 행사
GOS 논란 확산 속..소액 주주들까지 화났다
안건 무산 가능성 작지만..삼성 메시지 주목
LG·SK 등, 신성장 동력 제시·배당 확대 카드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이번 주부터 전자업계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S22 강제 성능 제한 논란에 ‘개미 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데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들이 이사진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여러 논란 속에 뜨거운 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안건 통과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삼성전자가 성난 주주들을 달랠 만한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3월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기자)
◇국민연금 등 적극적 의결권 행사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 주주총회를 열고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 사장 4명을 사내이사로,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석좌교수, 김준성 전 싱가포르투자청 매니징 디렉터 등 3명을 사외이사로, 김 이사장과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등 2명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각각 상정한다. 이 중 국민연금은 경계현·박학규 후보에 대해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김한조·김종훈 후보에 대해선 ‘감시 의무 소홀’을 들어 선임에 각각 반대한다는 의결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최근 ‘스튜어드십코드’로 불리는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라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지난 10일 김준성 사외이사 후보와 김종훈 감사위원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김준성 후보는 2011년 3월부터 2013년 초까지 삼성전자 계열회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전무)로 재직한 바 있어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또 김종훈 후보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이자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으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임원직 유지의 적정성 등 지배구조정책에 대한 감독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 어느 때보다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거세진 상황이다.

여기에 소액주주들도 반대표 행사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갤럭시 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 논란이 소액 주주들의 단체행동에 불을 지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스마트폰 과열을 막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나 화면 해상도를 고의로 낮추는 기능으로, 게임 등 특정 앱을 이용할 때 GOS를 강제 실행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갤럭시 GOS 집단소송’이 추진 중이며, 소송을 위해 개설된 카페에는 전날 기준 7000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린 상황이다.

삼성전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21.14%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작년 말 기준 8.69%에 불과하다. 다른 기관투자자 및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별다른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연금 등이 반대표를 던진다고 해서 이사 선임이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을 달랠 적절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GOS 기능을 우회할 수 있도록 갤럭시 S22 시리즈의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단행했고, 이용자 공식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에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노태문 MX사업부장이 직접 답변하지 않겠느냐”며 “주주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성장 동력 제시·배당 확대 카드 꺼내

주주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움직임에 LG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신성장동력 확대 및 배당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LG전자는 오는 24일 주총에서 △의료 기기 제작·판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인선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양광 사업까지 전격 중단함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가 완성될 것”이라며 “올해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과 의료 기기 등을 추가하는 만큼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일 주총을 여는 SK하이닉스도 2021년 주당 배당금을 전년의 1170원 대비 30% 이상 상향된 154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새로운 배당 정책을 적용하기로 하고 기존에 1000원이었던 주당 고정 배당금을 12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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