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식 바닥 났다" 40만명 비명..러軍 포위 13일, 지옥 변했다
“물과 음식이 바닥을 보인다. 13일째 전기가 끊겼다. 세계는 여기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이건 호러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아침 인사다”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마리우폴의 한 주민이 13일(현지시간) 영상 일기를 통해 도시의 참혹한 현실을 전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영상은 거리에서 촬영됐으며 트위터에 게시됐다. 영상에는 약탈당한 상점들의 모습과 영하의 온도에서 사람들이 요리하려 애쓰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가 무차별 폭격과 함께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포위한 가운데 식량·물·전기를 끊는 등 고사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 겪는 피해도 점점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합의가 없다면 마리우폴 시민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우폴은 13일째 고립된 상태다. 마리우폴 시의회에 따르면 13일까지 총 2187명의 시민이 사망했으며, 40만 명의 사람들이 물·식량·의료품 없이 남겨진 상태다. 난방과 통신·전기도 끊겼다.
특히 시민들이 탈출하거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방하고자 했던 몇 번의 시도가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면서 더 큰 피해를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이뤄졌던 ‘인도주의적 통로’ 합의는 러시아가 휴전 시간에도 폭격을 퍼부으며 중단된 바 있다. 마리우폴 고위 관료는 13일 저녁 텔레그램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지원 호송대가 아직도 50마일(80㎞) 떨어져 있는 베르단스크에 묶여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헤르손과 체르니히우 역시 구호물자가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 점령당한 헤르손 지역 이고르 콜리카예프 시장은 SNS를 통해 “지원 화물을 받을 수 없다. 가게마다 음식은 바닥났고 우리에겐 인슐린과 약이 없다”고 전했다. ABC는 지난 11일 국제 비정부기구 앰네스티를 인용해 “체르니히우에서 식량을 받으러 줄 서 있던 사람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인해 죽었다”고 보도했다. 체르니히우는 러시아군에 일주일 이상 포위된 상태로, 현재 전기·식수·가스가 바닥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14일 네 번째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와 화상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러시아가 건설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며칠 안에 구체적인 결과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가 최근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번 합의에서 평화로운 합의점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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