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휩쓸고 간 산소 위에 멀쩡한 볏짚이 쌓인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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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 이어진 산불이 꺼진 이후 경북 울진지역 산소에 후손들이 짚을 덮어두는 사례가 늘어 오가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4일 울진군 북면을 비롯해 죽변면 등 산불이 지나간 야산에 자리 잡은 산소에는 곳곳에 불에 탄 흔적이 보였다.
특이하게도 산불로 잔디가 탄 산소 봉분에 잘게 자른 볏짚을 덮은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불에 탄 선조의 봉분을 볏짚으로나마 덮어 위로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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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0일간 이어진 산불이 꺼진 이후 경북 울진지역 산소에 후손들이 짚을 덮어두는 사례가 늘어 오가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4일 울진군 북면을 비롯해 죽변면 등 산불이 지나간 야산에 자리 잡은 산소에는 곳곳에 불에 탄 흔적이 보였다.
봉분 주변에 심은 잔디가 타거나 주변에 심은 나무가 탄 경우가 많았다.
특이하게도 산불로 잔디가 탄 산소 봉분에 잘게 자른 볏짚을 덮은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얼핏 보기에 산불이 지나갔음에도 풀이 그대로 남아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이런 볏짚은 후손들이 조상을 위해 일부러 갖다 놓은 것이다.
조상을 받드는 전통이 강한 농촌 고령층 특성상 산불로 조상 봉분이 탄 것을 애석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불에 탄 선조의 봉분을 볏짚으로나마 덮어 위로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상당수 고령층은 산소에 불을 지르면 혼이 달아난다는 믿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볏짚으로 덮음으로써 "아무 일 없으니 조상 혼이 돌아와도 된다"란 신호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집이 탄 것도 탄 것이지만 조상 뵐 면목이 없어 볏짚으로나마 덮었다"고 말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는 불이 난 봉분에 풀처럼 보이라고 볏짚을 덮어두는 것은 오랜 전통이자 의례"라며 "조상이 놀랐겠지만, 이제는 편안하게 지내도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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